[동아연출상]"이젠 사람 냄새 나는 작품 해보고파"

  • 입력 2001년 1월 30일 19시 28분


“동아연극상은 연극인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상입니다. 작품상만 세차례 받았는데 연출상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최근 수상자들이 주로 30, 40대여서 포기했는데….”

연출상 수상자인 채윤일(56·사진)은 충격적인 무대 표현으로 유명한 ‘개성의 연출가’로 불린다. 1976년 ‘홍당무’로 데뷔한 뒤 ‘카덴자’ ‘0.917’ ‘불가불가’ ‘산씻김’ ‘오구―죽음의 형식’ ‘돌아서서 떠나라’ ‘영월행 일기’ 등 선이 뚜렷한 화제작을 연출했다. 그에게는 ‘새디스트 연출가’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작품 속에서 여성 배우를 끔직하게 괴롭혀 민망한 별명이 생겼습니다. 따뜻한 작품도 있었는데 ‘카덴자’같은 작품의 인상이 너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연극과 결혼해 정말 여자는 잘 모른다”는 것이 평소 그의 입버릇이다. 그렇지만 연출상은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신여성인 나혜석을 조명한 ‘불꽃의 여자, 나혜석’이 안겨주었다.

그는 “나혜석이란 인물에 대한 미화보다는 공정한 평가를 내리려고 노력한 점이 평가받은 것 같다”면서 “이제 실험극은 후배들의 몫으로 넘겨주고,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따뜻한 작품을 연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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