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맹진사댁 경사' , 21일부터 막 오른다

  • 입력 2001년 1월 16일 18시 41분


'돈으로 진사 벼슬을 산 맹진사. 명문가인 김판서와 사돈을 맺게 된 그는 신랑감이 절름발이라는 소문을 듣고 꾀를 내어 종인 이쁜이를 대신 시집보내는 데…'.

1942년 오영진이 시나리오로 발표한 ‘맹진사댁 경사’는 영화는 물론 뮤지컬 연극 오페라 등으로 제작되며 수십년간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국립극단(단장 정상철)이 21일부터 서울 장충동 달오름극장에서 같은 제목의 연극을 공연한다. 이번 무대는 무엇보다 배우들의 묵직한 중량감이 돋보인다. 정단장이 타이틀 롤인 맹진사역을 맡아 탐욕스러운 인간의 내면 세계를 보여준다. 원로배우 장민호와 백성희는 각각 맹진사의 집안 어른인 근친과 수모역으로 출연한다.

젊은 연기자로는 지난해 프랑스 다니엘 메스기슈가 연출한 ‘브리타니쿠스’의 폭군 네로역으로 호평을 받은 이상직이 김판서의 지혜로운 아들 미언역을 맡았다. 이상직은 지난해 ‘히서연극상’ 중 ‘주목받는 연극인상’을 받은 바 있다. 이쁜이역에는 ‘태’에서 단종역으로 출연했던 곽명화가 캐스팅됐다. 이밖에 오영수 김재건 최상설 등이 출연한다.

타이틀 롤과 함께 연출을 맡은 정단장은 ‘수정연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98년 세상을 뜬 연극인 김상열에 대한 존중의 의미가 담겨 있다.

정단장은 “‘맹진사댁 경사’는 고인의 연출력이 탁월하게 빛났던 작품”이라며 “연출이라기보다는 내 해석이 가미됐다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경기 지방의 언어와 리듬감을 살린 이 작품은 한국인의 통과 의례인 ‘전통 혼례’를 중심으로 봉건사회의 인습과 탐욕을 꼬집는다. 28일까지 평일 오후 7시, 주말 오후 4시(설날 연휴에도 공연). 1만∼3만원. 02―2274―3507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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