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사이비 사이버아파트는 가라"

  • 입력 2001년 1월 16일 18시 36분


무선 인터넷으로 집안에서 쇼핑 금융 교육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사이버빌리지’가 국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중구 중림동 삼성물산주택부문의 사이버빌리지.

그동안 초고속통신망을 설치했다며 ‘사이버’라는 이름을 단 아파트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완공된 아파트로 단지내와 주변 금융, 물류시설을 인터넷으로 연결한 곳은 이 곳이 최초다.

▽특징〓집집마다 노트북컴퓨터 크기의 무선 웹패드(정보단말기·일명 똑순이)를 준다. 웹패드를 들고 다니며 손가락으로 화면을 누르면 인터넷을 통해 생활필수품 주문, 금융거래, 게임, 메일주고 받기, 단지내 게시판조회 등을 할 수 있다.

관리사무소와 주변 음식점, 쇼핑시설, 금융기관 등은 근거리통신망(LAN)으로 묶여 있고 이 연결망은 다시 무선으로 각 가정의 웹패드에 연결된다. 인터넷 접속비용은 2년간 무료.

주민들의 전자상거래를 위해 물품보관 및 운송센터가 설치되고 ‘컴맹’ 주민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단지내에 인터넷 교육센터를 상설 운영한다. 삼성측은 사이버시스템 구축 덕분에 주민들이 연간 188만원의 생활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반응〓입주자 윤상호씨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2년간 무료로 사용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달에 3만원 이상 사용료를 아낄 수 있기 때문. 전송속도도 빠르고 아파트 홈페이지에 인근 상가안내도 등 자세한 생활정보를 실은 것도 입주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단지내에서 강아지를 잃어버렸다가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연을 띄워 되찾은 사례도 있었지만 ‘사이버의 위력’을 실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입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무선 웹패드를 제대로 사용할 환경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

▽집값 영향〓‘사이버’가 직접 집값에 영향을 주진 않고 있다. 그러나 같은 값이면 사이버빌리지를 택하려는 추세는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뱅크 삼성공인중개사무소 장연경씨는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중고생 자녀들이 졸라 이 아파트를 선택한 수요자도 있다”며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사이버단지인 만큼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33평형 시세는 입주전인 지난해 11월 2억8000만원을 넘었으나 지금은 2억5000만원선. 그나마 새해들어 500만원 남짓 올랐다. 전국 아파트 값이 하락세인 점을 감안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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