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매거진]시민과 함께하는  외국의 '숲가꾸기'

입력 2001-01-02 13:56수정 2009-09-2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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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환경·빈곤·서비스 문제 등 여러 분야에서 시민들의 직접 혹은 간접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분야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정부가 독점적으로 담당하고 있던 분야이거나 또는 그동안 소외돼 왔던 분야들이다.

특히 산림분야의 시민참여는 최근 2~3년 사이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숲은 그 소유에 관계없이 모든 시민들에게 맑은 물, 깨끗한 공기, 휴양처로서의 공익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조성된 지 20~30년에 불과한 우리의 어린 숲을 지금부터 가꾸고 보호하지 않으면 결국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그 혜택도 반감되기 때문에 우리 시대에 시민 참여문제는 더욱 강조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숲의 관리는 소유자의 목적도 중요하겠지만 시민의 삶의 질과 영속적인 생존을 보장하는 문제이므로 '숲 관리'에 대한 의사결정에 시민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비록 7박8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이번의 독일과 스위스 숲 방문에서 우리는 매우 독특한 몇 가지의 시민참여 유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산림정책 결정과정에서의 시민 참여▼

첫번째 사례는 주의 산림정책 결정과정과 산림홍보에의 시민참여이다. 바덴-뷰르템베르크 주에서 시민들은 전문가로서, 산 주인의 한 사람으로서, 또 시민단체로서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주 산림청은 사유림 37%, 공유림 39%, 국유림 25%로 구성된 주 전체 숲에 대한 산림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주 산림청은 일을 독립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항상 홍보와 협력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현재 리우 선언 이후 지역 실행과제로 '국가산림개발계획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숲과 기후, 생물다양성, 자연재로서의 목재, 숲과 사회' 등의 분야에 관심있는 시민들과 전문가들을 모아 분과위원회를 조직하여 의견을 수렴하는 것 자체가 기본 목표이다.

위원회를 통해 수립된 전략은 산림계획을 담당하는 지방 산림청을 거쳐 각 지역 영림서에 의해 실행된다.

주정부가 시민의 참여와 협력을 어느정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주정부에서 지방청, 그리고 영림서로 이어지는 숲에 대한 홍보전략에 잘 나타나 있다.

주 산림청은 우선 프로젝트 분과위원회 구성을 통해 시민들과 의사소통을 하여 산림관리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기본 홍보재료를 만든다.

이러한 홍보재료는 지방 산림청에 의해 언론매체나 공원 박람회 등을 이용해 광범위하고 넓게 홍보된다.

반면 영림서는 시민을 위한 숲 안내 등의 맨투맨 식 접촉을 통하여 홍보를 한다. 영림서는 약 8000㏊에 달하는 산림을 직접 관리하는 실행기구이자 동시에 지역 숲에 대한 협력자로서 시민들과 직접 결합하여 시민을 위한 산림경영을 하는 조직이다.

▼고산지대의 산림 보호를 위한 자원봉사 활동▼

두번째 사례는 독일과 스위스에서 활동하는 산악림 프로젝트라는 한 시민단체이다.

이 단체는 고산지대의 토사유출과 산사태를 막기 위한 사업에 시민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연간 약 1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여 2주간 산악지역에서 숙식하면서 산림보호와 숲 가꾸기에 참여하고 있다.

참여자들의 상당수는 도시의 전문·사무직이며 주로 휴가기간을 이용하여 자원봉사에 참가해 산림보호와 숲 가꾸기의 필요성, 산림노동의 참다운 의미를 깨닫는다.

지금까지 약 54개의 프로젝트를 하였으며 처음에는 수동적이던 정부가 이제는 산악림 프로젝트에게 새로운 사업을 요청할 정도로 인식이 전환되었다고 한다.

▼직접적인 시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부▼

세번째 사례는 정부가 직접 시민참여를 끌어내는 방법이다. 우리가 방문한 곳 중에 횔호프 산림학교의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과 프라이부르그 시립 영림서의 사례를 살펴보자.

횔호프 산림학교는 주로 14세 이상의 초중학교 학생들을 위한 임업 체험학교이다. 이 임업 체험학교의 프로그램은 교육 프로그램으로서 우선 중요하지만, 신림경영의 일부를 청소년들의 참여에 의해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프라이부르그에서는 정부의 좀 더 적극적인 시민참여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시립 영림서는 공원지역 내 숲을 관리하면서 전문기술이 필요치 않는 동시에 소득이 생기지 않는 1차 간벌과 제벌작업을 땔감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위탁시키고 있다.

다른 한편 이들은 간벌재를 이용하여 사회복지사업도 펼치고 있다. 공원관리 업무 중 청소업무를 지역내 실업자 조직에게 맡기고 그 대가로 판매가 어려운 간벌재를 지급한다.

사회복지과에서는 실업자 조직으로부터 간벌재를 구입하여 땔감이 필요한 저소득층에게 제공한다.

좀 복잡한 듯 하지만 숲 속에 방치된 간벌재를 이용하여 실업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복지 활동을 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숲 체험운동▼

네번째 사례는 시민단체의 숲 교육 프로그램 참여이다. 시민과 어린이의 숲 체험과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숲속의 집'은 시와 SDW라는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단체는 한 때 개벌 반대운동을 진행하였고, 지금은 시민들에게 숲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와는 독립적으로 숲 교육 등의 방식을 통해 숲에 관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동시에 정부와 함께 숲 체험운동을 펼치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시의 쉴발트라는 숲에서도 이러한 숲 체험교육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시민단체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이 지역의 시민단체는 숲 체험교육을 위한 프로젝트에 기금을 조성하고 인력을 지원하는 동시에 중요한 홍보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우리가 경험한 시민참여의 방식은 정부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방식, 시민단체가 직접 산림보호 프로젝트를 하는 방식, 정부가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방식, 숲의 산물이 필요한 시민을 산림관리에 참여시키는 방식, 그리고 시민단체의 숲 체험 프로그램의 참여 등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는 어쩌면 정부와 시민 혹은 시민단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모습이다. 정부와 시민단체가 서로 상극인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현실과는 달리 철저한 지방자치제도 아래 정부와 시민이 서로 협력하여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에 우리의 희망과 미래를 찾아보고 싶다.

이강오/생명의숲 부장 <생명의 숲으로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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