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전문가들, 내년 미국증시 18% 상승 전망

  • 입력 2000년 12월 29일 15시 06분


"월가, 내년엔 황소장세 펼쳐진다"

미국의 내로라는 증시 전문가들은 참단했던 올해와는 달리 내년에는 미국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의 증시 낙관은 미국경제의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이들이 점치는 내년 미국증시의 상승률은 대개 18% 언저리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증시가 이 정도만 상승해준다면 한국증시는 물론 더 나아가 세계증시에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월스트리트의 저명한 증시 전문가 11명이 내년 뉴욕증시가 올해말 기준으로 평균 18%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초 올해 상승 전망치인 7%보다 높은 수치다. 이들이 내년의 상승폭을 높게 관측하는 것은 무엇보다 올해 주가 하락폭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는 증시격언이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특히 연방기금(FF) 등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축기조 변경 시사로 경기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상승 전망의 배경이 되고 있다.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내년은 '반등의 한 해'가 되리라는 것. 또한 최대 악재로 떠오르고 있는 경기침체 역시 "본격화되기 전에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도 한몫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밖에 유가하락과 유로존 경기회복 조짐에 따른 유로화의 안정세도 미국증시는 세계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은 주요 증권사 및 애널리스트들이 내다본 내년 미국증시 전망을 요약한 것이다.

◆골드만삭스증권

애비 조셉 코언 수석투자전략가(부사장급)은 "경제성장 속도의 둔화는 오히려 좋은 소식(good news)"이라며 "미국경제는 향후 몇 분기에 걸쳐 3%대의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앨런 그리스펀 FRB의장에 이어 월가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그녀는 "8%대의 성장은 지속적일 수 없을 뿐더러 인플레 등의 문제를 야기하며 통화 당국자에게 긴축정책을 강요한다"면서 "그러나 3%의 성장은 침체(recession)없는 견조한 성장을 가능케하며 특히 연준리(FRB)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준다"고 강조했다.

코언은 "경기의 거품이 제검됨에 따라 내년 증시상황은 올해보다 훨씬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말까지 S&P500지수가 1650포인트로 현재보다 23% 상승할 것이라는 종전의 전망을 다시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3월 기술주의 거품을 경고했으나 이제 기술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으며 특히 스토리지 종목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리먼 브러더스

월가의 대표적인 호황 추종자인 리먼 브러더스의 제프리 애플게이트는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올해에도 높은 상승률을 예상했다가 보기좋게 빗나갔었지만 내년에도 S&P500지수가 31% 가량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게이트는 “시장이 이미 지난 11월말부터 바닥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며 “FRB의 금리 인하 이후에는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메릴린치

작년 말에 보수적인 증시 전망을 내놓아 월가의 주목을 받으며 올해 그 명성을 떨친 메릴린치의 크리스틴 캘리스 전략가도 내년의 증시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S&P500지수가 내년에는 26%의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수 강세의 배경으로 △금리인하 △경기 연착륙 △달러화 강세의 완화 △주식시장의 과매도 상태 등을 꼽고 있다.

◆소폭 상승론자

미 증시의 상승세가 기대와는 달리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도 많다.

지난해말 올해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측했던 JP모건의 전략가인 더글러스 클리곳은 올해에도 2% 지수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기 둔화로 기업 실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전문가들이 기술주와 금융주의 반등을 예상한 것과는 달리 제약주와 소비재주 등을 추천했다.

이밖에 작년말 ‘닷컴주의 위기론’을 내놓았던 모건스탠리딘위터(MSDW)의 전략가인 바이런 빈도 10% 상승을 예견했다.

◆대신증권

대신증권은 내년 미국증시의 특징으로 △경제/정치력 약화에 따른 금융시스템 불안 △IT주의 버블해소와 벤처기업의 창조적 파괴 미진으로 인한 '1월 효과' 반감을 들었다.

경기둔화와 무역적자 심화, 기업실적 저조 등 부정적인 경기여건은 '강한 달러' 정책의 완화와 통상정책 강화, 대규모 감세 등의 경기부양책으로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나 기술주의 경우 제한적인 반등에 그치고, 저평가된 가치주와 중소형주가 부활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FRB가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쪽으로 바꾸면 기업들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크게 감소하고 신용경색도 줄어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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