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현대 '잘나가던 LG' 완파

  • 입력 2000년 12월 21일 2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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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걸리버스가 ‘거인’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다.

2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LG 세이커스전에서 현대는 가공할만한 기동력을 마음껏 뽐냈다. 속공만 무려 18번을 성공시킨 현대가 중간순위 1위를 달리는 LG에 118―104로 승리.

이날 승리로 현대는 3연승을 달리며 10승9패로 기아 엔터프라이즈와 함께 공동3위가 됐다.

반대로 무서울 것 없이 6연승을 달리던 LG는 상승세가 꺾였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다른팀 선수들이 맞서길 두려워한다고 해서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은 정재근.

정재근은 지난 시즌 SBS스타즈에서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고 해서 벤치를 지켜 ‘억대 벤치워머’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현대 유니폼을 입은 정재근은 이날 높이뛰기 선수출신답게 남보다 한뼘 높이 뛰며 슛을 던져 양팀 최다인 31득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전성기 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 속공도 팀의 18번 중 5차례가 그의 손과 발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경기양상은 현대가 점수를 벌리면 LG가 조성원과 조우현의 외곽포로 끈질기게 추격.

정재근은 경기종료 4분여전 상대센터 이버츠로부터 반칙을 유도해 내 3개의 자유투를 얻어내고 이어 골밑에서 레이업슛을 성공시켜 100―95로 점수를 5점차로 벌려 팀에 승기를 불어넣었다.

현대는 시즌 전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들을 대폭 물갈이했다.

SBS에서 정재근을 데리고 온 다음 LG에 슈터 조성원을 내주고 양희승을 데리고 온 것.

현대 신선우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SK 나이츠에 무너진 이유를 ‘높이’의 열세였다고 보고 키 큰 선수들을 원했다. 그러다보니 12명의 선수엔트리 중에서 포워드만 무려 6명. 한마디로 ‘포워드왕국’이 돼 버렸다. 그러나 새로 진영을 짠 현대는 시즌초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팬을 실망시켰었다. 문제는 역시 손발을 맞출 시간이었다.

3라운드에 들어 현대의 키크고 빠른 포워드들의 활약이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SBS는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에서 데니스 에드워즈가 특유의 ‘막슛’으로 40점을 올린데 힘입어 86―80으로 승리, 2연승을 달렸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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