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펄펄날던 김병철 김희선 군기 빠졌나

  • 입력 2000년 12월 13일 18시 53분


“오랜만에 돌아오니 적응하기 힘드네.”

올시즌 프로농구에 복귀한 ‘전역병’들의 한결같은 푸념이다.

상무를 제대하고 올시즌 프로무대로 돌아온 선수는 김병철(동양) 김희선(삼성) 김태진(LG) 등 모두 12명.

농구에서 엔트리가 12명인 것을 감안한다면 ‘새내기 예비군’만으로도 팀 하나를 창단할 수 있을 정도. 따라서 이들을 수혈 받은 팀들의 전력이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97∼98시즌 이상민 조성원이 가세하자 97시즌 8개팀 중 7위였던 현대가 우승했다.

98∼99시즌 치욕의 32연패를 당하며 1할도 안되는 승률을 보였던 동양도 99∼2000시즌에 전희철(동양)이 합류하자 4할대로 승률이 급상승했었다.

전체 45경기중 팀당 14, 15경기를 치러 일정의 3분의 1을 소화한 올시즌 상황은 어떨까?

한마디로 전역병들이 아직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편이 언제 이쪽으로 왔는지 모르게 코트를 휘젓고 다닌다고 해서 ‘피터팬’이란 별명이 붙은 김병철(동양)만이 유일하게 팀의 전 경기에 출전하며 경기당 평균 33분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도 군입대 전과 비교하면 신통력을 잃은 상태.

97∼98시즌 43경기에 나와 평균 17점을 올렸던 김병철은 올시즌 평균 16.5점을 넣어 기록상으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게임리딩 능력이 떨어져 팀이 2승13패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삼성 슈팅가드 김희선은 상황이 더욱 나쁜 경우. 팀은 잘 나가는데 자신이 설 곳이 없기 때문. 김희선은 한참 물이 오른 강혁에게 주전자리를 내주고 고작 경기당 평균 8분여를 뛰어 3.6득점에 머물고 있다. 군입대 전인 97∼98시즌에 문경은과 함께 팀의 쌍포로 활약하며 10.5점을 넣었을 때와는 천양지차.

프로농구 최단신(1m73) 김태진도 소속팀 LG가 최고성적을 내고 있지만 경기당 고작 7분가량 코트에 나와 소외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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