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뱃살비만은 당뇨병 가는 직행로

  • 입력 2000년 12월 5일 18시 44분


◇포도당 인슐린 그리고 당뇨병

인슐린은 이자(췌장)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 혈액에 남아도는 포도당을 간과 근육의 세포에 밀어넣는 펌프 구실을 한다. 뱃살 비만은 인슐린 분비 시스템을 고장나게 한다. 왜 그럴까?

▽인슐린과 포도당〓이자의 β세포는 아미노산이 84개인 단백질 프로인슐린을 만든다. 효소가 이를 잘라 아미노산 51개의 인슐린을 완성한다. 인슐린은 평상시 포도당을 간과 근육에 보낸다. 포도당은 여기서 글로코겐이란 물질로 저장됐다 필요할 때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프로인슐린은 측정은 가능하지만 제 기능을 못하는 ‘미완성 단백질’.

▽뱃살 비만의 결과〓뱃속에 기름기가 끼면 간에 들어가는 혈액인 ‘문맥’에도 지방이 쌓여 포도당이 간에 충분히 들어가지 못한다. 혈중 지방산도 늘어 포도당이 근육세포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한다.

핏속에 포도당이 넘쳐나고 이자의 β세포는 갑자기 인슐린을 만들려다보니 ‘미완성 인슐린’인 프로인슐린을 쏟아내게 된다. 게다가 넘치는 포도당은 이자의 β세포에 독성으로 작용해서 인슐린 분비 과정을 방해한다.

설령 β세포가 인슐린을 제대로 만들어도 갑자기 인슐린이 쏟아져 나오면 근육세포에서 인슐린이 활동하는 공간인 수용체 수가 줄어들어 제 기능을 못하고 방황한다. 일부 방황하는 인슐린은 콩팥의 염분 분해 작용을 방해해 고혈압을 촉진시킨다.

▽특히 당뇨병〓인슐린 시스템의 고장은 그래픽과 같이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인슐린’하면 당뇨병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당뇨병은 다른 대사증후군보다 인슐린과 직결돼 있다.

미국에선 당뇨병을 이자에서 인슐린 분비가 아예 안되는 ‘1형’과 분비는 되지만 기능이 문제인 ‘2형’으로 나눈다. 미국의 1형 환자는 10%, 2형은 90%.

우리나라에선 분비도 기능도 문제인 ‘1.5형’이 있어 1형이 1∼2%, 1.5형은 30∼40%, 나머지가 2형. 1.5형은 특히 태생기와 성장기의 영양 부족으로 이자의 용량이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자의 능력은 한정돼 있는데 갑자기 영양 과잉으로 처리할 포도당이 많아지면 탈이 생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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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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