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신홍식/'인터넷 不信' 벤처정신으로 씻자

  • 입력 2000년 11월 3일 18시 45분


오늘의 우리나라를 보면 정치 경제 금융 의료 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마치 혼돈의 세계를 보는 것 같다. 불신으로 온통 뒤죽박죽이고 경제도 엉망이니 우울하기만 하다.

그러나 서로가 믿지 못하는 사회 풍토에서는 우리의 희망인 인터넷 세계가 제대로 꽃을 피울 수 없다. 인터넷은 서로 보지 않고 거래하는 가상의 공간이어서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위험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한 조사에서도 최고 경영자의 60% 이상이 프라이버시 보호와 신뢰의 확보 문제를 인터넷의 최대 과제로 지목했다. 앞으로 수년 내에 지구상에서 이뤄지는 상거래의 3분의 1 가량이 인터넷을 이용할 것이라는 전망이고 보면 인터넷 공간에서의 신뢰의 확보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최근 인터넷 기업과 전자상거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96년 8명에서 97년 88명, 98년 206명, 99년 1∼7월에만 253명으로 늘어나는 등 컴퓨터 범죄와 사기행위도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을 어떻게 신뢰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인가? 소비자와 판매자 등 당사자 모두가 신뢰와 보안의식을 가지고 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인터넷은 원래 연구활동을 위한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만들어 놓은 열린 네트워크여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해킹이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선 소비자 입장에서 살펴보자. E메일, 인터넷 쇼핑, 사이버 주식거래, 인터넷 경매, 인터넷을 통한 이벤트 등이 일상화되면서 개인정보나 신용카드 관련 정보의 공개도 일상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E메일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전화통화만큼이나 빈번해지면서 해킹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은 물론 E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거나 메일 시스템의 오류로 엉뚱한 사람에게 개인의 사생활이나 계약서 사업계획서 등 주요 문서가 배달되는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자신이 보내는 E메일이나 자신이 등록하기 위해 입력하는 신상정보 또는 신용카드 정보가 얼마나 보안에 취약한지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사실 해킹을 즐기는 젊은 연령층은 안전을 소홀히 해서 당한 사람이 문제라는 식의 사고방식이 강하므로 최소한의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우선 피해를 당하면 많은 경우 원상 복구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남의 정보를 철저히 보장해 줘야겠다는 안전의식이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안전장치의 도입도 병행돼야 한다.

현재 가장 효과적이며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보안대책이 바로 전자신분증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인증서다. 전자인증서(디지털 ID)를 이용하면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인할 수 있고, 내용이 변조됐는지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E메일을 암호화해서 보내면 메시지뿐만 아니라 첨부문서도 암호화되므로 지정된 수신인이 아니면 읽을 수 없어 잘못 배달되거나 해킹을 당해도 기밀문서를 보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인터넷의 신뢰는 투명한 벤처정신에 기초한다. 인터넷 전자상거래는 투명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진정한 벤처의 정신으로 돌아가 믿을 수 있는 벤처와 벤처기업인이 돼야 한다. 나라의 희망인 인터넷을 신뢰의 공간으로 바꿔야 할 때다.

신 홍 식(한국전자인증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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