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전문가 따라잡기]'랩 어카운트'로 관리를

  • 입력 2000년 10월 26일 18시 58분


펀드 가입을 권유하다가는 욕먹기 쉬운 게 요즘의 현실이다.

주식에 많이 투자한 펀드들의 수익률이 대개 3분의 1 토막 이상이 나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때일수록 잘만 찾아보면 의외의 상품을 건질 수 있다.

그중의 하나가 자산종합관리계좌(랩 어카운트·Wrap Account) 상품이나 랩형 상품이다.

반 토막난 펀드들이 수두룩한 가운데 올해부터 팔리기 시작한 랩형 상품(랩 어카운트를 흉내낸 상품)은 비록 마이너스이지만 주식형펀드들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상황에 따라서 채권 등의 편입비율을 높일 수 있는 유연성이 가장 큰 이유중 하나다. 하지만 랩형 상품의 새끼펀드중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일반적인 주식형펀드 수익률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S증권사의 경우 3월말부터 9월까지 주식형 새끼펀드의 수익률은 ―15∼―8%로 시장수익률보다 15∼22%포인트 높았다. 비교적 고액투자자들을 고객으로 하는 만큼 증권사들이 자산운용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결과다.

랩 어카운트란 쉽게 말하면 여러 개의 금융상품을 하나로 감싸서 자기 취향과 입맛에 맞도록 맞춰 먹는 ‘보쌈형’ 금융상품이다.

현재 증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은 엄밀한 의미의 랩 어카운트 상품이 아니라 랩형상품이다. ‘투신형 랩 어카운트’라고 불리우는 이 상품은 판매 증권사가 고객 성향에 맞게 미리 선정해놓은 10개 안팎의 수익증권 또는 뮤추얼 펀드중에서 투자할만한 수익증권이나 펀드를 골라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관련 법령 미비로 랩 어카운트 상품 취급이 허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된 상품이라서 사실상 일반적인 펀드 여러개에 동시가입하는 것과 효과가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올 9월초 증권거래법 시행령에 랩 어카운트를 취급할 수 있는 관련 근거가 마련됨으로써 곧 진짜 랩 어카운트 상품이 나오게 됐다.

본격적인 랩 어카운트 상품에는 뮤추얼펀드 랩과 컨설턴트 랩 두가지 종류가 있다.

뮤추얼펀드 랩은 랩형 상품과 비슷하다. 전문 컨설턴트가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 적합한 뮤추얼펀드를 골라서 투자하도록 해 준다. 랩형의 경우 판매수수료 형태로 컨설팅 서비스의 대가를 받고 있지만 뮤추얼펀드 랩의 경우 고객이 맡긴 자산의 일정비율을 컨설팅 수수료로 받는 점이 다르다. 지금보다 수수료를 더 받기 때문에 아무래도 서비스가 훨씬 나아지고 체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컨설턴트 랩은 투자 대상이 뮤추얼펀드에 국한되지 않고 채권 등 다른 투자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랩 어카운트 투자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첫째,그 동안의 묻지마 투자에서 벗어나 과학적이고 내 몸에 맞는 맞춤투자를 할 수 있다.

둘째, 증권사는 자산 베이스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고객 재산 불리기에 성의를 다 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고객 자산의 증가가 곧 판매사 수입의 증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자산 규모에 따른 연간 관리비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셋째, 운용과정이 상대적으로 더 투명하다. 또 정기적으로 고객에게 운용 결과를 알리고 고객의 의사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등 사후 관리도 고객과 함께 한다.

랩 어카운트 및 랩형 상품을 고를 때는 △능력이 검증된 운용회사에 운용을 맡겼는지 △전문컨설턴트는 얼마나 친절하고 능력이 있는지 △얼마나 자주 운용성과 보고서를 보내주는지 등을 차분히 검토해보는 것이 좋다.

조흥현 (동원증권 마제스티클럽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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