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이수길부행장 '윗선' 밝혀질까

입력 2000-09-16 18:46수정 2009-09-22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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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의 진실은 뭔가. 8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서 ‘단순 대출사기극’으로 결론 내린 검찰은 각계에서 의혹이 증폭되자 15일 ‘재수사’에 돌입했다. 검찰은 ‘전면 재수사’는 결코 아니며 ‘보강수사’라고 선을 긋고 있다.

검찰은 여전히 “검찰수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는 언론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결론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그러나 수사팀 일부에서는 “문제의 한빛은행 관악지점에 대한 감사중단 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어 외압의혹에 관한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풀린 외압의혹▼

검찰 주변에서는 재수사의 무게중심이 한빛은행 이수길(李洙吉)부행장에게로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외압의혹의 중심에 그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우선 1월 관악지점에 대한 은행 본점의 감사에서 감사팀이 아크월드 등에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 대출된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배경을 캐고 있다. 전 관악지점장 신창섭(申昌燮·48·구속기소)씨는 “당시 감사에서 과다대출 등이 문제됐으나 ‘웃분들도 다 아는 내용’이라고 해명해 문책받지 않았다”고 말해 의혹을 키웠다.

그러나 감사 관계자들은 초기 수사에서 “모든 것이 감사팀 자체판단에 의해 이뤄졌으며 은행 내외의 감사중단 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감사 관계자들의 진술이 없는 상태에서 수사를 더 진행할 수 없다”며 중간수사 발표를 했다.

바로 이 대목은 일선 수사검사들조차 ‘수사미진’을 인정하는 부분. 검찰은 감사관계자들이 ‘진실’을 말해주기를 기대하며 관련 증거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다른 외압의혹의 근거는 이부행장이 신씨에게 대출외압 전화를 걸었다는 신씨의 주장. 신씨는 “1월 이부행장이 ‘아크월드를 도와주라’고 전화했으며 이 전화가 없었다면 아크월드에 추가대출을 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부행장은 이를 부인했고 검찰은 이 부분을 ‘논란’으로 발표했다.

이부행장은 이상의 두 가지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어 검찰수사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검찰의 입장과 수사전망▼

검찰은 이부행장의 관련여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서도 고심을 하고 있다.

먼저 이부행장 부분에 대한 수사는 대부분 관련자들의 ‘입’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들이 진술을 거부할 경우 진실규명이 어렵다.

만일 이부행장의 개입사실이 밝혀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부행장이 신씨에게 전화한 것 자체를 사법처리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겠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일부에서는 대출전화가 사실일 경우 도덕적 직업적 책임을 지울 수는 있지만 사법적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감사중단 압력’의혹은 다르다. 검찰은 이 부분은 충분히 공소유지가 가능하다고 보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또 하나의 고민은 외압의 ‘몸통’ 여부. 만의 하나 이부행장의 개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과 판단 하에 대출 또는 감사중단 압력을 넣었느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부행장 ‘윗선’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설사 밝혀진다 해도 사법처리 대상으로 삼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결국 이 사건은 어떤 경우든 의혹이 명쾌하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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