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에 지주회사 설립 잇따라

  • 입력 2000년 8월 10일 18시 42분


독자 생존이 어려운 개별 기업들을 하나의 우산 아래로 끌어모아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너지(통합)를 높이려는 지주회사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각 지주회사는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1, 2위를 다투는 네트워크장비업체인 시스코를 본보기로 사업을 추진중이다.

▽성격은 서로 다르다〓보일러부품회사였던 옛 파워텍을 인수해 지주회사로 탈바꿈한 리타워테크놀러지는 자회사 지분을 51%이상 확보해 결집력이 강력하다. 각 자회사는 전자상거래부문의 시너지를 높이는데 필요한 부문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코아텍시스템을 인수해 지주회사로 변신시키려는 로커스는 이미 출자한 국내외 9개 업체를 자회사로 넘기게 된다. 로커스는 통신기술부문에 집중하고 코아텍은 인터넷과 미디어 콘텐츠부문을 총괄하는 구도이다. 지분 51%이상 확보를 고집하지는 않는다.

한국디지탈라인과 디지털임팩트 평창정보통신은 출자형식으로 디지털홀딩스(가칭)를 8월말 설립할 예정이다. 인수개발(A&D)과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디지털홀딩스는 자회사를 솔루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환경 등 4개 부문의 2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금조달이 관건이다〓지주회사가 개별 업체를 자회사로 만들려면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 리타워텍 최유신(미국명 찰스 스팩맨)회장은 최근 아시아넷과 합병을 추진하면서 리만브러더스로부터 1조5000억원을 단기차입해 자금조달 능력을 과시했다.

로커스 김형순사장과 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사장은 아직 자금조달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다만 로커스 김사장은 코아텍을 인수할 때 70억여원(양해각서 기준)을 냈고 로커스 유상증자 참여에 필요한 105억원도 이미 확보해 놓았다고 밝혔다.

한국디지탈라인 정사장은 “우리가 지주회사를 만들어 인수할 자회사를 선정하면 일반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 분명하고 유수의 외국 금융기관도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지주회사 주가가 변수〓자금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계열사를 늘리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식맞교환(스왑)이 꼽히고 있다. 자회사 임원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뒤 들어온 돈으로 자회사 지분을 사들이는 것.

리타워텍이 주식스왑을 활용하고 있고 로커스와 한국디지탈라인측도 주식맞교환을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지주회사 초기에 주가가 크게 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실제로 지주회사로 자리를 굳힌 리타워텍 주가는 최근 3일 연속 하락한 뒤 10일에는 하한가로 곤두박질한 반면 코아텍과 한국디지탈라인 주가는 각각 이틀 연속 상한가로 치솟아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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