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단타族 기승 상승장 발목…하루 수십차례 매매

  • 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17분


주식시장이 표면적으로는 단기급등으로 조정을 우려한 차익매물과 저점 매수세력간 팽팽한 대결양상이 펼쳐지고 있다.장중 변동폭도 예전보다 훨씬 심해졌다. 줄기차게 매물을 던지는 세력은 투신권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 그런 가운데 데이트레이딩족(단타 매매자)의 득세도 상승길목을 가로막는 암초라는 지적이 많다.

▽조금만 올라도 판다〓동일종목에 대해 하루중 ‘사자’와 ‘팔자’를 모두 내는 데이트레이딩비중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 거래량 기준으로 5월 한달동안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무려 35.45%에 달한다.

▼하루 수십차례 매매주문▼

최근 모 증권사의 수익률 게임에서 수위를 차지한 김대화씨의 경우 장중등락폭이 가장 심한 시간대를 틈타 ‘사자’와 ‘팔자’를 하루 평균 15회나 반복했다. 심할 때는 하루 35회까지 매매했다는 것.

회전율이 심할수록 주가변동폭도 컸다. 회전율 100%는 ‘종목 주인’이 완전히 교체됐다는 의미. 사상최대 거래량을 기록한 지난 8일 환인제약의 회전율은 42.2%,주가변동폭은 15.4%였다. 또 하루중 31%의 회전율을 기록한 코오롱건설은 주가변동폭이 27%에 달했다. 하루동안 천당(상한가)과 지옥(하한가)을 모두 경험했다는 의미다. 8일의 회전율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주가변동폭은 18.7%에 달했다.

▽외국인 선호종목은 그나마 안정적〓외국인 순매수 상위 20개종목(5월31일∼6월12일)의 회전율은 평균 1.9%,주가변동폭은 평균 8.3%에 불과했다. 이들이 삼성전자 한국통신 현대전자 SK텔레콤 삼성전기 등 대형우량주에 대해 매수주문을 줄기차게 낸 결과,주가변동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것. 이 기간중 20종목의 주가상승률은 평균 17.7%로 종합지수 상승률(25%)에 비해 낮았지만 큰폭의 등락없이 안정적인 상승추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회전율 높아지며 널뛰기▼

신한증권 박효진연구원은 “외국인 매수 상위종목은 데이트레이더들의 손길을 덜 타는 종목”이라며 “이런 종목이 아니라면 추격매수를 철저히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승탄력은 주식수에 민감〓주식수가 적은 종목일수록 급락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이는 자본금 규모가 비슷하더라도 주식수가 적은 종목의 주가 상승탄력이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주식수 적을수록 안정적▼

예컨대 대영에이앤브이와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자본금이 14억∼15억원으로 비슷한 종목. 그러나 액면가가 5000원으로 총 주식수가 28만여주에 불과한 대영에이앤브이는 지난달 9일 등록 이후 21일연속 상한가를 친 반면 액면가 500원으로 300만주가 발행된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13일 상한가에 그쳤다.

증권 전문가들은 “액면분할로 주식수가 10배로 늘어나면 약간의 차익에도 ‘팔자’주문을 쏟아내는 데이 트레이더들의 표적이 돼 상승탄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강운·정경준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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