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반도체산업을 통해본 삼성전자 투자전략

  • 입력 2000년 5월 30일 09시 22분


연일 계속되는 외국인들의 매도세로 삼성전자 주가가 300,000만원 밑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반도체 종목 주가의 향배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도대체 삼성전자를 대표로하는 반도체 경기에 무슨 이상 징후가 있길래 외국인들은 연일 매도우위를 보이며 투자자들을 불안케 하는 것일까.

우선 미국증시의 반도체 지수를 통해 우리 시장의 움직임을 분석해보자. 미국증시의 반도체 관련 대표지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다. SOX지수는 작년 100.1%라는 경이적인 상승률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지난 3월10일까지 무려 89%나 치솟았다. 이날은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날이기도 하다.

SOX지수 역시 다른 첨단종목들과 마찬가지로 3월중순 이후 약세로 돌아섰지만 지난주말 종가를 기준으로 올초에 비해 30%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연초대비 21.2% 하락한 나스닥지수와 비교할 때 아직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최근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종목에 대한 국내 증시전문가들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대우증권은 30일 ‘데스크분석’을 통해 반도체 기업들이 어느 업종보다 강력하나 매출 및 수익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대부분 지난 1.4분기에 예상치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우는 시장분석 전문기관인 ‘데이터퀘스트’를 인용, 2000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규모가 전년대비 31% 증가한 2,2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지난해 22%의 성장률을 기록한 강력한 성장세가 2001년까지 이어져 두자리수 성장을 기록하고, 이에 따라 2002년에는 매출규모가 3,2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국내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반도체 D램시장은 단기적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을 주도, 지난해 231억달러였던 매출규모가 2002년에는 760억달러로 3배 이상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낙관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비관론자들은 “반도체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같은 호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분석가들은 인텔 어드밴스트 AMD 등의 투자등급을 종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향후 반도체 시장에서 주목되는 부문은 역시 플래시 메모리 분야다. 플래시 메모리는 휴대폰 TV셋톱박스 디지털카메라 등에 장착되는 것으로 현재 시장에서 공급부족 상태이다. 플래시 메모리를 제조하는 기업은 인텔 앳멜 ADM 등이며 삼성전자도 이 부문 세계 8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PLD도 향후 반도체 시장의 유망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앨터라와 질린스 등이 PLD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앨터라와 질린스의 주가는 현재 수익예상치의 48.2배와 56.7배를 각각 형성하고 있다.

반도체 종목에 대한 일부 비관론이 있지만 반도체 산업 자체의 시장전망은 대단히 밝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세계추세에 역행하는 추세라고 밖에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

이와 관련 LG증권은 삼성전자의 주가하락 이유로 △현대그룹 사태로 인한 일부 외국인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와 아시아 국가의 경제개혁에 대한 불확실성 △국내 환율과 금리의 상승 추세 및 추가 상승 우려 △최근 강한 매수세를 유발했던 미국계 뮤추얼펀드의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가 일단락되면서 수급불안 요인 발생 등을 꼽았다.

그러나 LG증권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시각에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보는 것은 큰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총 6조원의 경상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주력분야인 D램 반도체가 분기별로 3% 수준의 공급부족이 예상되고, D램가격의 안정세와 수익성 확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G증권은 국내 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외국인들의 일시적인 삼성전자 비중축소는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수익성과 미래가치 기업가치 등을 두루 갖춘 삼성전자의 비중을 줄이기 보다는 다른 여타종목에 대한 축소전략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LG증권은 따라서 삼성전자 주가가 270,000원 이하로 내려올 경우 외국인은 물론 국내 기관에서도 강력한 매수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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