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퇴계로서 27일까지 애견거리축제

  • 입력 2000년 5월 26일 20시 47분


‘푸들의 도도함과 요크셔테리어의 재롱을 함께 만날 수 있는 퇴계로로 오세요.’

50여 애견 관련업체가 밀집해 있는 서울 퇴계로에서 ‘개들의 잔치’가 열렸다. 서울 중구청과 한국애견협회(회장 전창근·全昌根)가 퇴계로 동국대 후문 인근에서 26, 27일 열리고 있는 ‘애견 거리축제’. 이날 잔치는 푸들, 쉬즈, 슈나우저, 셰퍼드 등 국내에 수입된 40여종의 애완견들이 그동안 갈고 닦아온 미모와 위용을 마음껏 뽐내는 자리다.

인근 유치원에서 몰려든 꼬마 아이들과 기르는 애완견을 직접 ‘모시고’ 나온 어른들도 모두 개들의 재롱잔치에 푹 빠졌다. 특히 색색의 스프레이로 헤어스타일을 가꾼 푸들의 경연장에는 4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무대 위의 개들도 당황했을 정도. 무료로 개들의 머리를 다듬어 주는 미용사들의 손을 끌어당기는 주부들의 ‘애견 사랑’도 구경거리로 빠지지 않았다.

애견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참석한 애견가들도 즐겁기는 마찬가지. 한 애견미용학원에서 준비한 ‘푸들의 거리 행진쇼’를 구경하는 시민들의 표정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훈련견들의 장애물 통과와 구조견의 인명구조시범이 진행될 때는 꼬마 아이들의 눈동자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날 아들과 함께 행사장에 나온 강주석씨(37)는 “모처럼 도심 한복판에 이색 볼거리가 생겨 구경을 나오게 됐다”며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인근 애견 관련 업체들도 이 바람에 때아닌 대목을 맞았다. 이 일대 애견가게에서는 애견을 평소보다 10∼20% 싸게 팔아 2배 이상의 개들이 새 주인을 찾아갔고, 사료와 미용기구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02-2265-3349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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