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발견-수술 어려운 上部위암 는다

  • 입력 2000년 5월 2일 19시 51분


암이 늦게 발견되고 전이가 쉬워 수술도 까다로운 ‘상부 위암’ 환자의 비율이 늘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암센터(원장 민진식)이 1955∼1996년 이 병원에서 치료받은 7100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위 상부 ⅓ 부위에 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1955∼1962년 7%에서 1987∼1996년 12.3%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의 분류법의 하나인 ‘로렌 분류’에 따르면 위암은 위벽으로 스며드는 암과 혹처럼 튀어나오는 암으로 구분된다. 전자가 많은 상부 위암은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림프절에 잘 전이되기 때문에 암을 완전히 도려내는 ‘근치적 절제술’이 다른 암에 비해 까다롭다.

1987∼1996년 암환자의 수술 뒤 5년 생존율은 64.8%. 이 가운데 근치적 절제술을 받은 경우 생존율이 70.6%인 반면 비근치적 수술을 받은 환자는 5년 생존율이 18.2%에 불과했다. 또 위암 1기 때엔 5년 생존율이 92.4%인데 비해 2기는 74.5%, 3기 50.8%, 4기 14.7%로 늦게 발견될수록 생존율이 떨어졌다. 따라서 근치적 절제술이 어렵고 조기발견이 어려운 상부 위암이 늘고 있다는 것은 명백히 ‘불길한 신호’라 할 수 있다.

민원장은 “서구에서는 5, 6년 전부터 상부 위암이 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한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암학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식생활의 변화로 인해 서구식으로 위암형태가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민원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위암 치료성적이 미국보다 좋은 것도 상부 위암보다 하부 위암이 많아 수술이 수월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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