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임수혁 의식불명 오래갈듯

  • 입력 2000년 4월 19일 19시 14분


경기 중 갑작스러운 심장쇼크 증세로 18일 서울 중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롯데 자이언츠 포수 임수혁(31)의 의식불명 상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치의인 박성욱박사는 19일 가족들을 불러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도 있으니 일단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어야겠다”며 “낙관도, 비관도 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박성욱박사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여러 가지 검사를 거쳐야 자세한 결과를 알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모르니 좀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중환자실에 있는 임수혁은 맥박과 혈압이 정상수준으로 돌아왔으나 현재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의식불명이며 얼굴엔 식은땀을 흘리고 발 쪽에선 계속 규칙적인 경련이 일어나고 있는 상태.

18일 CT촬영에선 다행히 뇌에 손상이 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담당간호사는 “경험상 발 쪽에 계속 경련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봐 뇌에 손상이 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임수혁은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에 호흡과 맥박이 수분간 중단돼 뇌에 산소공급이 제대로 되질 않았다.

병원엔 임수혁의 아버지 임윤빈씨와 아내 김영주씨 등 가족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이날 오전 롯데 김명성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주장 강성우가 다녀갔다.

한편 임수혁은 입단 전부터 심작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이 있어 프로에서도 계속 심장약을 복용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롯데 양상문코치는 “(임)수혁이가 그동안 호흡이 곤란하다거나 가슴이 답답하다고 자주 호소해 왔다. 약도 꾸준히 먹은 것으로 알고 있다. 몸이 안 좋다고 하면 경기에서 빼거나 쉬게 해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버지 임윤빈씨는 “내가 걱정할까봐 그랬는지 수혁이가 한번도 내색을 하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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