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서울중앙병원, 2명 肝 1명에 부분이식 성공

  • 입력 2000년 3월 30일 19시 45분


2명의 성인에게서 간 일부를 떼어내 한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울산의대 서울중앙병원 일반외과 이승규(李承奎)교수팀은 30일 “간경화로 6개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던 김모씨(48)에게 환자의 친동생(38)과 딸(20)의 간 일부를 각각 이식하는 수술을 21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두명에게서 간을 따로 떼어내 이식한 것은 동생과 딸 모두 좌엽(左葉)과 우엽(右葉)의 크기가 7 대 3으로 6 대 4인 일반인과 달랐기 때문. 즉 한명의 간으로는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 한 부위를 떼어내 이식해도 기증자나 환자 중 한명의 생명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교수는 환자의 동생으로부터 떼어낸 좌엽을 환자의 간 왼쪽에 붙이고, 딸의 좌엽은 환자의 간 오른쪽에 180도 뒤집어 붙여서 우엽 역할을 하도록 수술했다.

이교수는 “환자의 GOT, GPT 등 간기능수치가 정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증자들도 건강한 상태”라며 “수술 결과를 세계 학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간 일부를 떼어내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부분 간이식 수술’은 1988년 브라질에서 처음 개발됐으며 국내에선 94년 이교수가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교수는 97년 어른간 생체 간이식, 우엽 이식 등을 성공했고 98년 ‘변형 우엽 간절제 이식술’을 세계 최초로 창안했다.

한해 100명 이상 수술하고 있는 이교수의 수술 성공률은 세계 최고인 95%로 미국의 스탠퍼드대나 UCSF보다 10% 높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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