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리포트]신도시아파트 알뜰바람

  • 입력 2000년 3월 10일 19시 21분


분당신도시(경기 성남시)와 일산신도시(고양시) 등 아파트 단지에 관리비 줄이기 바람이 뜨겁게 불고 있다.

특히 인근 아파트 단지의 관리비 절감 성공 사례가 하나둘씩 알려지면서 이를 배우려는 주민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분당의 경우 입주자 대표회의나 부녀회를 중심으로 관리비 절감에 성공한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절감 방법을 배우거나 인터넷을 통해 관리비를 비교하는 등 벤치마킹에 힘을 쏟고 있다.

성남 시내 194개 아파트 단지의 66%에 해당하는 127개 단지가 몰려 있는 분당신도시에 아파트 관리비 절감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월.

서현동 효자촌 임광아파트(732가구)가 경비원을 70% 가량 줄이고 지하주차장의 사용을 밤12시부터 오전 4시까지 금지하고 난방 손실률을 10%에서 3% 수준으로 낮추는 등의 방법 등으로 관리비를 연간 1억원 이상 줄였다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장안타운 건영아파트, 정든마을 동아2차아파트 등 수십개 단지가 △지하주차장과 복도의 전등을 1개만 켜는 격등제 △미화원 직접 고용을 통한 청소직영제 △주차장 이용 제한 △폐열 회수기설치 를 통한 난방비 절감 △청소비 소독료 승강기 수선료의 단가 줄이기 등으로 큰 효과를 봤다.

성남시가 30개 아파트 단지의 관리비를 분석한 결과 예년에 비해 평당 일반관리비 1524원, 난방비 1596원, 전기료 1213원 등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0평을 기준으로 가구당 1년에 10만원 이상 절감한 것.

성남시가 2월 관리비 절감 모범 사례로 선정한 분당구 수내동 파크타운(3028가구)의 경우 지하주차장 실내등을 비롯한 조명 기기를 절전형 기기로 바꾸고 주차장 이용 제한, 격등제 실시 등으로 전기 사용량을 25% 가량 줄여 연간 8000만원의 관리비를 줄였다.

최근에는 아파트 조경 및 조명 공사 등을 할 때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관리소 직원들이 직접 공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임광아파트 정일환(鄭日煥)관리소장은 “최근 아파트 조명 시설을 절전형으로 바꾸면서 직원들이 직접 공사를 벌여 정부가 제시한 모범 공사비의 30%선에서 공사를 끝내 2000만원 정도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일산신도시도 관리비 줄이기에 한창이다. 마두2동 동아아파트는 97년 6월 평당 1771원이던 아파트 일반관리비를 올 1월 1203원까지 끌어내리는 등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동아아파트는 특히 주차금지 바리케이드 등을 제작하면서 재료비를 광고 유치를 통해 해결하는 아이디어로 관리비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관리비를 줄이는 방법뿐만 아니라 지역난방비 등 비중이 큰 관리비 항목의 단가가 적절한지를 검증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분당 신도시 입주자 대표회의는 최근 분당지역 난방공사가 난방비 단가를 17% 이상 갑자기 올린 데 항의하고 인상 내용 공개와 이를 내리기 위한 집단행동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서정보기자 성남·고양〓박희제·이명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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