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SK-KBO 연고지등 놓고 갈등 증폭

  • 입력 2000년 2월 14일 19시 31분


“이대론 올 시즌에 못 뛴다. 정 안된다면 선수협 소속 선수들이라도 내놔라.”

프로야구단 창단과 관련한 연고지와 선수수급 문제를 놓고 SK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SK 프로야구창단실무팀은 14일 회의를 열고 ‘연고지는 수원 또는 인천, 선수는 보호선수 25명을 제외한 1명씩을 각 구단이 양도한다’는 11일 KBO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런 상태로는 올 시즌에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KBO 이상국사무총장에게 전화로 통보했다.

SK측은 “지난해 9월 이사회에선 신생구단에 연고지 선택 우선권을 주기로 결의했음에도 불구하고 KBO는 SK에 서울이 아닌 경기지역을 배정했으며 그나마 수원이냐, 인천이냐도 우리가 택할 수 없게 돼 있다. 서울을 SK의 연고지로 배정할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하며 이게 안될 경우 현대의 서울 입성도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SK는 전력 보강 방안으로 각 구단 보호선수를 20명으로 줄이고 양도대상 선수를 2,3명으로 늘리며 외국인선수 영입 정원을 3명으로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SK는 전력보강의 대안으로 선수협 소속 선수들의 영입의사를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실무팀 일원인 SK그룹 홍보실장 이노종전무는 “KBO가 우리의 전력보강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선수협 가입 선수들이라도 데려오겠다”며 “각 팀이 이들을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면 SK가 입단 교섭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O 이상국사무총장은 “안용태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선수협 얘기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실무적인 일들은 우리와 의논해야 하는데 SK가 ‘언론플레이’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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