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카프리아티, 스기야마 완파

  • 입력 2000년 1월 25일 19시 21분


제니퍼 카프리아티(미국)가 10년전 13세의 나이로 그랜드슬램에 참가했을 때 세계테니스계는 ‘미래의 주역’이 나타났다고 환호성을 질렀다.

91년 윔블던, US오픈에서 잇따라 4강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그의 미래는 ‘탄탄대로’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때부터 카프리아티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2년간 연속 6번 그랜드슬램 8강 문턱에서 무너졌다.

그후 그는 사람들의 머리에서 잊혀져갔다. 더욱이 3년전 화재로 부상까지 당해 그의 재기는 더이상 불가능해보였다.

하지만 카프리아티는 지난해부터 해롤드 솔로몬 코치와 함께 착실히 재기를 준비해왔다. 25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단식 8강전.

카프리아티는 16강에서 4번시드 마리 피에르스(프랑스)를 꺾었던 스기야마 아이(일본)를 55분만에 2-0(6-0,6-2)으로 꺾었다. 9년만에 그랜드슬램 준결승 진출이 현실로 나타난 것.

이날 1세트 세번째 게임에서 복통으로 경기를 쉬기도 했던 카프리아티는 “너무 기뻐 믿기지 않는다”며 “아픈 과거를 이겨내 이런 날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카프리아티는 첫세트에서 스기야마의 서비스를 바로 맞받아치는 공격적 플레이를 펼쳐 스기야마에게 단 4포인트만 내주며 손쉽게 승리했다. 카프리아티는 2세트에서도 엔드라인을 파고드는 예리한 스트로크를 구사, 4-0까지 달아나 이겼다.

한편 남자단식 1번시드 안드레 아가시는 과감한 네트플레이와 스트로크를 적절히 배합, 무명의 히참 아라지(모로코)를 1시간33분만에 3-0(6-4, 6-4, 6-2)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김호성기자·멜버른외신종합> 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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