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투수 MVP나올까?… 한국시리즈 '투고타저'

  • 입력 1999년 10월 29일 18시 41분


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우수 선수(MVP)는 과연 누가 될까.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한화가 3승1패로 통산 다섯번 도전만에 한국시리즈 첫제패를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3패 뒤 기적같은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롯데도 28일 달콤한 충전기회를 준 폭우 덕택에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 우승의 경우 가장 유력한 MVP 후보는 왼손 마무리투수 구대성. 그는 3차전에서 연장전 끝에 박현승에게 결승타를 허용하며 패전을 기록했으나 1,2,4차전에서 깨끗한 마무리로 세이브를 올렸다.

앞으로 1경기에서만 세이브를 추가한다면 한국시리즈 사상 첫 4세이브의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플레이오프 MVP 송진우와 팀의 에이스 정민철도 당당한 후보. 송진우는 2차전 선발로 나와 7과 3분의 1이닝 동안 3실점으로 막강 롯데타선을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정민철은 선발로 나온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어 2승으로 포스트시즌 무승 징크스를 훌훌 털어버렸다.

타격에서는 ‘왕년의 홈런왕’ 장종훈이 버티고 있다. 2차전에서 2타점 2루타, 4차전에서 희생플라이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타점도 팀 내 가장 많은 6타점. 일본시리즈 MVP에 선정된 다이에의 아카야마(5경기 20타수 6안타 3타점)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적.

정규시즌에서 활약이 없던 최익성도 1차전 결승홈런과 4차전 역전 물꼬를 튼 안타로 앞으로의 활약상에 따라 MVP를 꿈꿀 수 있다. 한편 롯데가 우승할 경우에는 구원투수 기론이 1순위로 떠올라 사상 첫 외국인 한국시리즈 MVP가 나올 수 있다. 기론은 롯데의 유일한 승리인 3차전에서 선발 박석진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2경기에서 8과 3분의 2이닝 동안 무실점.

역대 한국시리즈 MVP는 82년 원년부터 84년까지 3년연속 타자들의 몫이었다. 이후 한국시리즈가 없던 85년을 건너뛰고 86년부터 투수와 타자가 한해씩 번갈아 MVP를 차지해왔다. 지난해 수상자는 현대 선발투수 정민태.

‘타고투저’의 정규시즌과는 달리 ‘투고타저’가 나타난 올 한국시리즈에서는 투수가 MVP가 될 확률이 높아 투수가 2년연속 수상할 가능성이 크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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