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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27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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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의 좌우명이다.
사람들은 그를 타고난 ‘야구천재’로 알지만 이승엽을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은 엄청난 ‘훈련벌레’로 기억한다.
하루 24시간 야구만 생각할 정도의 열정을 갖고 있다. 슬럼프에 빠지기라도 하면 밤새워 방망이를 휘두르며 나름대로 문제점을 찾는다.
상대투수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비디오분석과 메모로 승부구와 투구패턴을 머릿속에 입력시킨다. 올시즌에 만나기만 하면 꼬리를 내렸던 두산 이혜천과 한화 정민철로부터 기어코 홈런을 뽑아낸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가 야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였다.
대구 동덕초등학교 4학년때 대구시 초등학교 체육대회 멀리 던지기에서 3위를 한 그를 눈여겨본 중앙초등학교 감독이 한달간 쫓아다닌 끝에 결국 야구 유니폼을 입혔다.
일단 야구에 입문한 뒤부터는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경상중과 경북고에서 4번타자겸 주전투수로 활약한 그가 프로에 입단한 것은 95년. 당시로선 거액인 계약금 1억3200만원을 받았다.
투수겸 타자로 입단했지만 완전히 타자로 돌아선 것은 왼쪽 팔꿈치 수술때문. 당시 삼성 우용득감독과 박승호타격코치의 권유도 컸다.
이승엽은 96년 백인천감독이 부임하면서 타격에 눈을 뜨게 된다. 그는 지금도 “타격기술과 투수들의 볼배합을 읽는 방법 등 많은 것을 배웠으며 ‘너는 항상 최고’라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며 고마워한다.
97년부턴 그의 ‘전성기’. 그해 홈런(32개) 타점(114개) 최다안타(170개) 등 3개부문을 휩쓸며 페넌트레이스 MVP로 등극했다.
이승엽은 힘으로 치는 타자가 아니다. 기술로 홈런을 만들어낸다. 그와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양준혁(해태)은 “그의 방망이 궤적은 홈런을 치기에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완벽에 가까운 타자 이승엽. 이제 그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대구〓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