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남대 구상」의 실체는?

동아일보 입력 1999-07-12 18:34수정 2009-09-2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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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가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과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을 주축으로 하는 새 지도부를 맞았다.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둔 임시적 당직개편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지만,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결코 가벼울 수 없다. 그동안의 국정 혼선과 민심 동요현상에 대한 대응에서 국민회의가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과 기능을 다하지 못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 지도부는 첫째, ‘집권당 부재(不在)’이미지를 씻고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의 역할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청와대의 눈치나 살피고 정책이나 인사에 들러리나 서며, 자민련과의 공조마저 손발이 안맞아 허둥대는 듯한 인상을 불식해야 한다. 가뜩이나 정치적으로 불안은 높아가고 민심은 돌아서는데 국정과 현안을 앞장서서 단호하게 책임지는 여당이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현상은 국민을 더욱 초조하게 만든다.

지금의 비상한 위기국면을 맞아 집권당인 국민회의가 겉돌아선 안되고, 민의 수렴기구로서의 정당의 에너지를 결집해 난국타개에 앞장서야 한다. 위기를 극복하고 산적한 난제들을 해결하는 한 축(軸)으로서, 정부와 ‘창조적 긴장관계’ 속에서 더러 경쟁하고 해결하는 집권당이 되어야 한다.

둘째, 정치를 복원하고 정상화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오늘날 여야관계가 대치 대립을 넘어서서 감정적 다툼으로 치달은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사사건건 해결은커녕 앙금이나 쌓아가는 식의 여야관계를 여당인 국민회의가 대승적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야당과 손을 맞잡고 국정 파트너십을 회복, 정치개혁과제들을 서둘러 처리해야 하며 나아가 정치분규에 파묻힌 민생현안들도 풀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셋째, 공동정권 내부 문제로 정치와 민생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민련이 주장해온 내각제를 둘러싼 정치일정과 방향이 국민회의측에 의해 보다 빨리 명쾌하게 밝혀져야 한다. 일전의 국민회의 당직자 일괄사표 때만 하더라도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은 유임한다고 발표되었다가 김종필(金鍾泌)총리의 ‘몽니’때문에 몇시간만에 바뀌고 말았다. 이런 볼썽사나운 해프닝을 바라보는 국민은 딱하고 피곤하다. 국민은 공동정권 내부의 권력게임때문에 파생되는 소란과 혼선을 신물이 날 만큼 보아왔다. 권력게임에 힘을 쏟다보니 정치개혁은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21세기에 대한 비전은 희미하게라도 보이는 것이 없다.

앞으로 나아가는 정치, 내일에의 기대가 있는 정치가 아쉽다. 이런 관점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청남대구상’의 실체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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