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가 1000시대

  • 입력 1999년 7월 7일 18시 29분


주가가 5일 연속 연중최고치를 경신하며 종합주가지수가 7일 1000을 돌파했다. 주가지수 1000은 지난 95년10월27일의 1000.37 이후 3년 8개월만의 최고치이다. 최근의 증시활황은 한자릿수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시중자금이 증권시장으로 계속 밀려들고 있는데다 실물경제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경영실적 개선과 뉴욕 등 세계증권시장의 동반상승세도 대세상승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의 활황 증시는 경제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증시활황은 기본적으로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기업자금 조달이 원활해진다. 기업공개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은 이자부담이 없어 기업 수익성 제고에도 결정적인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기업재무구조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안겨준다. 지금의 우리경제가 이만큼이나마 회복세로 돌아선 것도 증시활황의 덕분이다.

그러나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빠른 속도로 뛰어오르고 있는데 대한 불안감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급등세 뒤에 필연적으로 이어질 폭락 가능성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주가 폭락이 가져올 경제에의 충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직도 주가는 실적장세라기 보다는 다분히 유동성장세라고 보는 것이 옳다.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는 수십조원의 자금은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다. 실물경제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유동성 장세는 주가급등만큼이나 급락의 위험성이 크다. 현재의 주가급등이 일부 우량주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증권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적지않은 악재도 경계해야 한다. 기업구조조정의 지연, 수출부진, 노사갈등의 증폭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비록 자금이 풍부하다고 하지만 공사채형 자금이 주식형으로 몰리면서 투신사들의 장단기 자금관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증시가 활황을 보인다고 들떠서는 안된다. 주가가 단기적으로 급상승하면 기업은 설비투자를 통한 이익실현보다는 주식투자를 선호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주가다. 증시가 활황일 때 기업은 재무구조개선 및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일반투자자들 역시 눈앞의 급등세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주가의 단기급등은 반드시 급락을 부르고 대폭등은 대폭락으로 이어진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지금의 활황장세가 부작용없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금리 통화정책을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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