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허재『펄펄난다』…시즌초 부진털고 맹위

  • 입력 1998년 12월 15일 19시 09분


허재(33·나래블루버드)의 날갯짓이 힘차다.

13일 나산플라망스와의 잠실경기에서 31득점 10어시스트 리바운드 10개. 농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트리플더블을 이날 처음 달성했다.

‘농구천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테크니션. 그러나 그동안 트리플더블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유는 들쭉날쭉한 플레이 때문. 득점에 치우치다 보면 리바운드와 어시스트가 형편 없었다. 자제력이 부족한 점도 고르게 기록을 낼 수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

시즌 초 기대이하의 성적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던 그는 최근 수직 상승 중이다. 9일 원주 현대전에서 22득점에 어시스트와 리바운드도 두자릿수에서 각각 1개씩 부족한 9개씩을 기록, 아깝게 트리플더블을 놓쳤다.

12일 대우전에서도 14득점 7어시스트 8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13일 올린 31득점은 기아엔터프라이즈 소속이던 지난해 2월8일 나래전 33득점이후 최다 득점.

그렇다면 허재가 시즌초의 부진에서 벗어나 활짝 날개를 펼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허재는 “시즌 초에는 체력안배를 위해 경기 중간에 들락날락했는데 이바람에 경기의 감을 찾기 어려웠다”며 “7게임정도 치른 다음부터 감이 잡혔다”고 밝혔다.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상태가 최상이라는 그는 또 “용병 슈터 해리스와 틈만 나면 머리를 맞대 이제 눈만 봐도 손발을 맞출 수 있다”고 자랑했다.

커다란 덩치에 걸맞지 않게 잘 토라지는 존슨(2m6)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상대도 주장인 허재뿐. 코트 안팎에서 후배선수들의 마음을 조율하는 역할을 잘하고 있다는 얘기.

허재는 이제 정말 성실한 파랑새가 되려나보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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