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육정수/변호사의 「성공보수」

입력 1998-11-13 19:33수정 2009-09-2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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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단순히 ‘법률지식을 파는 상인’이 아니다. 그 이상의 사회적 기능과 기대가 있다. 그것은 변호사법을 봐도 분명히 드러난다. 변호사법은 변호사를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으로 정의하고,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 변호사의 사명이라고 못박고 있다. 변호사들이 달고 다니는 저울모양을 본뜬 배지도 그런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보수문제가 그들에게 전부일 수는 없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안타깝다. 변호사 보수를 둘러싸고 불미스러운 일이 자주 벌어진다. 변호사를 살해하는 사건마저 있었다. 이번에는 ‘성공보수’문제로 다투다 변호사의 고소로 옥살이까지 한 시민이 변호사를 상대로 4년 가까운 법정투쟁을 벌였다. 이 ‘용감한’ 시민은 무죄판결을 받아내 변호사가 씌운 혐의를 벗었다. 1천여만원의 손해배상도 받게 됐다. 변호사와 고객관계가 또다른 사건의 당사자로 바뀐 보기 드문 사례다.

▼변호사의 보수는 고객과의 자유로운 계약으로 정하는 것이 원칙일 게다. 그러나 자율에 맡기다 보면 약자 입장인 고객에게 불리할 것이 뻔하다. 사회통념에 맞는 보수기준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우리 역시 선진국들처럼 보수기준이 있다. 그런데도 특히 성과급 성격의 성공보수가 논란거리다. 미국에서는 민사사건에만 허용하고 독일 프랑스 등은 아예 인정하지 않는다.

▼선진국들이 성공보수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변호사의 직업윤리를 보다 우위에 두기 때문이다. ‘잘 나가는’ 변호사다 싶으면 지나친 성공보수를 요구하고 소(訴)취하나 화해 등으로 소송이 중단된 경우에까지 이를 허용하는 우리나라 변호사단체의 기준은 설득력이 없다. 이제라도 고쳐야 한다.

육정수<논설위원〉soo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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