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양호 대한항공사장 『안전부문 원점부터 점검』

  • 입력 1998년 10월 25일 19시 29분


괌 여객기 추락사고와 그로부터 정확히 1년후 발생한 김포공항 활주로 이탈사고. 이로인해 정부로부터 노선감축이라는 초강경 제재를 받은 대한항공이 이미지 쇄신을 위해 안간힘이다.

15년 이상된 여객기를 연말까지 모두 매각하고 첨단항공기 26대를 2000년까지 새로 들여오는가 하면 전기종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재조치가 시작되기 전부터 스스로 국내선 운항을 축소한 상태.

조양호(趙亮鎬)대한항공사장은 “잇단 사고로 불안감을 안겨준데 대해 국민에게 고개숙여 거듭 사죄한다”며 “신뢰받는 국적항공사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요즘 안전점검에 들어온 비행기를 직접 챙기면서 임직원들을 다그치고 있다.

―건설교통부의 조치로 인해 영업손실과 이미지 실추 등 타격이 적지 않을텐데요….

“금전적인 타격보다도 해외에서의 이미지 실추가 더 큰 손실입니다. 해외제휴사나 고객이 문의해올 때 곤혹스럽습니다.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자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을 절대안전항공사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계기로 삼을 생각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최고경영자의 입장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조종사 과로와 정비불량이 주요 사고원인중 하나라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항공기사고의 원인은 대단히 복합적이어서 한마디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대한항공 조종사중 비행시간이 가장 많은 B747―400 기장의 경우 올해 여름 성수기 기간중 월평균 63시간이었어요. 이는 국내항공법에 규정된 월90시간이나 미국 연방항공규정의 월83시간에 훨씬 못미치는 것입니다. 국제적 정비능력 지표인 운항정시율 부문에서도 항공기 및 엔진제작사들로부터 20여차례나 세계1위 표창을 받은 바 있지요. 그러나 어쨌든 사고가 났기 때문에 안전과 관련된 모든 부문을 원점에서 다시 점검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안전운항을 위해 현재 어떤 조치들을 취하고 있습니까.

“15년 이상된 비행기는 올해안에 모두 매각할 방침입니다. 사실 선진국 항공사들도 20년 이상된 비행기를 운항하고 있지만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한다는 의지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자체 안전기준도 강화해서 미국 연방항공규정에 맞추도록 할 계획입니다.”

―전기종 특별점검이라는 조치를 발표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입니까.

“보유한 비행기 1백12대 전체를 세밀히 점검해보자는 것입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모든 비행기를 특별점검하는 일은 세계적으로도 처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국내선 노선감축으로 국민에게 죄송하지만 안전운항에 대한 신뢰성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내년3월까지 점검을 마칠 계획이에요.”

―내년에 창사30주년을 맞는데 2000년대 대한항공의 비전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내년을 위기극복 및 재도약 원년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절대안전운항을 바탕으로 세계 최우수 항공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장기비전을 착실히 추진해나갈 방침입니다. 현재 화물수송 세계 2위, 여객수송 세계 13위를 2000년에는 화물 1위, 여객 10위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김상영기자〉you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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