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박효식/대학구조조정 어떻게 할 것인가?

입력 1998-05-16 19:58수정 2009-09-2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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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대의 국경 없는 무한경쟁을 맞아 기업과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제 기업과 금융기관 정부조직은 물론 대학도 혁명적인 구조조정 없이는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수년전만 해도 대학설립 인가만 받고 많은 정원만 따낸다면 얼마든지 대학들은 생존은 물론 성장까지 할 수 있었다.

▼ 생존을 위한 긴급한 과제 ▼

그러나 2003년부터 대학정원에 비해 입학지원자수가 모자라게 되고 교육시장개방에 의해 예상되는 외국대학의 국내 상륙, 그리고 IMF 한파에 따른 휴학생수의 대폭적인 증가는 대학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 속에서 대학들이 현재와 같이 방만한 경영과 외형 성장에 치중하고 전공학과가 30개에서 80개 이상에 이르는 백화점식 교육체제를 갖고 있다면 경쟁력이 생길 수 없음은 물론, 유지 존속 자체도 어렵다. 앞으로 국고 보조금의 삭감, 좋은 대학으로의 학생 대이동, 학교별 또는 계열별에 의한 등록금 차등화 및 등록금 분납제 실시는 더욱 대학의 재정난을 가중시킬 것이다. 그러므로 대학도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 긴급한 과제로 등장했다.

교육시장 개방화 시대에 대학이 살아남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첫째로 대학의 조직이 유연하고 작아져야 할 것이다. 대학마다 몇개의 핵심분야를 선정 특성화하여 집중 투자 육성해야 한다. 특히 경쟁 열위에 있는 대학은 유사학과를 통폐합하고 비인기학과나 경쟁력이 없는 전공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또한 대학행정의 철저한 정보시스템화와 간소화 전문화를 통해 불필요한 부서의 폐지 및 인력 감축을 통해 사무직의 정예화가 필요하다.

둘째, 학습 소비자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국내의 대학 및 연구기관간의 전략적 제휴가 요망된다. 공동 학점 인정, 교수의 상호 방문과 강의를 넘어 대학간의 공동학과 또는 공동학위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셋째, 대학간의 인수 합병도 강구돼야 한다. 앞으로 경쟁 열위에 있는 대학들의 도산 또는 폐교가 예상되므로 경쟁력이 있는 대학과의 통합이나 인수 합병으로 경쟁력을 복구하여 재도약의 발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의 라레도(LAREDO)주립대학이 A&M대학교로 통합된 것과 60년대에 카네기공대와 메론산업조사대가 카네기메론대학교로 합병한 것처럼 이러한 예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드물지 않다.

넷째, 대학의 보수체계도 합리적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여태까지 교수는 물론 행정직도 연공서열이나 직급에 의해 보수가 지급되었으나 선진국에서와 같이 전공별 개인별 능력과 업적에 따라 철저하게 차등 지급되는, 교직원들의 성과 및 업적에 기초한 연봉계약제가 바람직하다. 이로써 교수들은 물론 학생들에게 행정서비스를 지원하는 직원들의 경쟁과 도전의 풍토를 조성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산학협동이 강화되어야 한다. 대학에 신선한 바람과 실물지식을 불어넣기 위해 대학인과 산업인의 교환근무체제 확립이 요망된다. 대학은 기업체를 포함한 지역사회 및 공공기관과의 연계를 강화시켜 대학의 전문지식을 지역산업사회에 공급하고 산업현장에서 생성되는 산업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대학의 이익창출 기회를 포착하는데도 유리하다.

▼ 최고경영자도 변신해야 ▼

이제 우리의 대학들이 세계의 유수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주저없이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 대학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희생과 대가가 요구된다. 특히 대학 최고경영자의 뼈를 깎는 자기변신 또는 희생 없이 구조조정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대학 최고경영자의 완전한 변신과 희생이 있으면 대학 구성원들도 변신과 용퇴가 뒤따라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대학이 될 것이다.

박효식(단국대교수·국제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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