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통분담 기본은 양보

동아일보 입력 1998-01-21 20:15수정 2009-09-25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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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분담을 위한 노사정(勞使政)협의가 구체화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20일의 합의와 공동선언에도 불구하고 고용조정 법제화문제는 여전히 갈등의 핵으로 남아있다. 공동선언문에 직접언급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두 노동단체가 ‘정리해고 법제화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합의의제의 구체화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나라 형편은 다급하다. 외화위기는 잠시 연기되었을 뿐 아직 사라지지 않았으며 외채구조 조정은 이제 막 시작단계다. 빠른 시일 안에 국제통화기금(IMF)요구 이행의지를 확인시키고 국제신용을 회복하지 않는 한 위기탈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리고 IMF는 그 이행의지의 가늠자로서 정리해고제 도입 등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 고통분담 국민대타협의 일괄타결을 약속한 노사정 1차합의는 우리의 실행의지를 내외에 밝힌 다짐으로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2차협상과 그 결과다. IMF와 채권은행단은 우리의 노사정 2차협상을 지켜보며 그 결과를 놓고 우리의 신용을 재평가할 것이다. 그 내용이 1차선언과 달라서도, 협상에 파행이 있어서도 안된다. 어떤 경우라도 노사정은 자리를 같이하며 1차합의를 법제와 조치로 구체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인내와 양보가 긴요하다. 양보에 앞서 요구에만 집착한다면 고통분담을 위한 합의를 도출해내기 어려우며 분담의 공정성에 만족할 수 없게 된다. 인내를 갖고 서로 양보하되 공동체의 장래이익을 위해 무엇이 더 급하고 중요한지를 타협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노사정은 1차협의에서 획기적인 실업대책과 무분별해고자제 기업구조조정 등 이행과제를 일정별로 합의했다. 그 실행에 차질과 굴절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 신뢰 위에 노동계도 긴 안목의 ‘양보’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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