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金대통령의 임기말 해외순방

  • 입력 1997년 6월 22일 20시 18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유엔환경특별총회에 참석하고 멕시코를 국빈방문하기 위해 8박9일의 일정으로 어제 출국했다. 국제화 시대의 정상외교는 가능한 한 폭넓게 펼쳐야 한다. 그러나 국정이 장기간 흔들리고 있는데다 여당의 경선마저 점차 혼미해지고 있는 시기여서 김대통령의 출국을 탐탁지않게 보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유엔환경특별총회는 각국 정상만 하더라도 60여명이 참석해 92년 리우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재점검하고 지구환경보전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올해 세계환경의 날 행사를 주최하며 환경보전을 위한 「서울 선언」의 산파역을 맡았던 우리로서는 각별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국제행사다. 특히 김대통령은 내일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의 환경보전 노력과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설명한다. 국위선양의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김대통령은 또 서방선진7개국(G7)중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4개국 정상들과 연쇄회담을 가지며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의 회담도 추진중이다. 한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면 클린턴대통령과는 그의 집권2기에 들어와 처음 갖는 회담이 된다. 클린턴대통령과의 회담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4자회담이나 북한의 식량난 등 현안해결에 한미 공조체제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방선진국 정상들과의 회담도 우리의 통상확대와 국제적인 위상제고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멕시코 국빈방문 역시 미주지역 진출을 위한 경제협력기반을 확충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국내사정이 아무리 복잡할 때라도 정상외교를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급변하는 국제사회에 동참해나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상외교가 필요한 때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임기말 외국순방에 대해 정치권이 제기하고 있는 비판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한보와 金賢哲(김현철)씨 비리사건, 대선자금문제가 아직도 국정을 옭아매고 있다. 여야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은 더해가고 여당의 대선후보경선은 날이 갈수록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이런 때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꼭 외유를 해야 하느냐는 야권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여권내부에서도 경선개입시비를 피하고 외견상 중립을 지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순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 만큼 김대통령은 이번 순방이 국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관심은 김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해 어떻게 국정을 처리해 나갈 것이냐에 쏠려 있다. 김대통령은 이번 순방이 흐트러진 정국의 흐름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정상외교를 성공적으로 마치되 순방기간중 마음을 가다듬어 귀국 즉시 사심없이 국정수행에 적극 나서는 길을 모색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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