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제1호 금메달의 주인공은 ‘스위스 목수’ 프란요 폰 알멘(25)이었다.
알멘은 7일 이탈리아 보르미오의 스텔비오 스키센터에서 열린 대회 알파인스키 남자 활강 결선에서 1분51초61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조반니 프란초니(25·이탈리아)가 0.20초 차로 은메달을 차지했고, 도미니크 파리(37·이탈리아)가 0.50초 뒤진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경기가 치러진 스텔비오 슬로프는 울퉁불퉁하고 조명 상태가 고르지 않아 선수들에게 악명이 높은 코스다. 그러나 평소 무서운 게 없어 동료들로부터 ‘crazy(미치광이) 스키어’라고 불리는 알멘은 까다로운 회전 구간과 ‘산 피에트로’ 점프 구간을 부드럽게 통과했다. 폰 알멘은 대회를 마친 후 “마치 영화 같은 기분이다. 현실 같지 않다. 며칠이 지나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알멘의 금메달 여정은 그의 소감대로 영화 시나리오로도 손색이 없다. 17세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여읜 그는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는 크라우드펀딩으로 비용을 마련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스키 폴 대신 망치를 쥐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알멘은 명문 스키 트레이닝 스쿨을 거친 대개의 엘리트 선수들과 달리 지난 4년간 목수 견습 과정을 밟았다. 지금도 여전히 여름에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돈을 번다. 알멘은 “선수 생명은 언제든 끝날 수 있다. 부상 하나로 더 이상 계속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내게 목수 일은 그런 일을 대비한 ‘플랜 B’”라고 말했다. 힘들었던 시절에 대해 그는 “그 장은 이미 끝난 이야기다. 앞으로 다가올 것들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폰 알멘은 지난해 1월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월드컵 첫 우승을 거뒀고 한 달 뒤에는 세계선수권 타이틀을 차지했다. 마침내 올림픽 무대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선 그는 겨울올림픽 남자 활강에서 금메달을 딴 역대 다섯 번째 스위스 선수가 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스위스의 작은 마을 볼티겐 출신인 알멘이 2022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 3개를 땄을 때 고향 정육점 주인은 이를 기념해 ‘은빛 번개’라는 이름의 소시지를 만들었다. 이제는 그 소시지 이름도 금빛으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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