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뜻하는 ‘건강수명’이 9년 만에 70세 밑으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에 따른 건강수명 격차는 8.4년으로 늘었다.
8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건강수명통계집’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2020년 70.93세에서 2022년 69.89세로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 1월 정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의 건강수명 목표치인 73.3세보다 3년 가까이 짧은 수치다. 국민의 건강수명이 70세를 밑돌게 된 건 2013년(69.69세) 이후 9년 만이다.
건강수명 감소는 코로나19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일상적 신체활동이 줄어들면서 비만율과 만성질환 위험을 높여 건강수명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감기나 독감처럼 일시적 유행에 따른 질병은 건강수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하지만 코로나19는 각종 장애와 후유증 더 나아가 사망까지 이르렀기에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건강수명과 기대·평균수명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건강수명은 부유할수록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소득 수준 상위 20%의 건강수명은 72.7세였으나 하위 20%의 건강수명은 64.3세로 조사됐다. 상하위 20%의 건강수명 격차는 2012년 6.7년에서 2020년에 8.4년으로 벌어졌다.
서울 안에서도 자치구별 건강수명 격차가 컸다. 2022년 기준 서울시에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의 건강수명은 각각 73.02세, 72.95세, 72.58세로 1~3위를 차지했다. 건강수명이 가장 높은 서초구와 가장 낮은 금천구(69.17세)보다 4세 가까운 격차가 났다.
전문가들은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건강 관리에 쏟는 시간이 많고, 하위 계층일수록 만성질환과 음주와 흡연 등 건강위험 요인 노출이 많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여건에 따른 의료 접근성 차이도 건강수명 격차에 영향을 끼친다.
소득 수준에 따른 건강수명 차이는 한국의 건강 불평등이 심화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제적 취약계층의 건강수명이 줄어든 것은 평생에 걸친 누적의 결과”라며 “이는 노동시간과 환경 등에 의해 건강관리의 주체가 되지 못해 회복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친 것으로 적재적소의 건강관리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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