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태극마크’, 설레는 구창모…“제 공이 통할지 궁금”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6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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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이 가로막았던 기회를 드디어 잡았다. NC 다이노스의 토종 좌완 에이스 구창모(26)가 설레는 마음을 안고 오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일 발표한 2023 WBC 대표팀 30인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구창모는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구창모는 5일 뉴시스와 가진 통화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다. 이전에 기회가 많이 왔는데 잡지 못해서 더더욱 욕심이 났다”며 “이번에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서 무척 기쁘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상 이력과 WBC 출전을 염두에 두고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비시즌 훈련을 시작했다. 여유있게 준비를 해나가기 위해서다.

구창모는 “예년에는 12월에 체력 훈련을 하고, 이듬해 1월 초부터 캐치볼 훈련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12월 중순부터 캐치볼을 하기 시작했다”며 “준비를 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마음이 편해서 일정을 앞당겼다. 캐치볼도 중거리를 던지는 정도까지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의 뒤를 이을 차기 한국 대표팀 좌완 에이스로 기대를 받는다.

2019년 10승 7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하며 두각을 드러낸 구창모는 2020년 왼팔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15경기에서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의 경이로운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부상 악령 탓에 유독 태극마크와 연을 맺지 못했다. 구창모가 연령 제한이 없는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것은 올해 WBC가 사실상 처음이다.

구창모는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대표팀으로 나선 적이 있다. 이 대회는 24세 이하 선수들만 출전하는 대회다.

이후 구창모는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했다가 허리 부상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2021년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 때에도 구창모는 왼팔 전완부 염증과 피로골절로 재활을 하느라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김경문 감독은 “구창모가 빠진 것이 감독으로서 가장 마음 아프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왼팔 부상을 털고 지난해 5월 다시 마운드에 선 구창모는 19경기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2.10으로 활약했고, 당당히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태극마크를 거머쥔 구창모는 “기대가 되고, 설레는 마음이 크다”며 “일본이나 미국 등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내 공이 통할지도 무척 궁금하다”고 말했다.

WBC는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도하는 대회인 만큼 세계적인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미국은 주장을 맡은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를 비롯해 무키 베츠, 클레이튼 커쇼(이상 LA 다저스), 브라이스 하퍼, 트레이 터너(이상 필라델피아 필리스),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 놀런 아레나도, 폴 골드슈미트(이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최정상급 메이저리거로 대표팀을 꾸렸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등 일본 대표팀의 면면도 화려하다.

구창모는 “올해 WBC에는 워낙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나와서 더 출전 욕심이 났다”며 “오타니도 한 번 상대해보고 싶다”고 당차게 밝혔다.

KBO리그 최고 선수들과 함께 대회를 치르는 것도 구창모가 기대하는 부분이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김광현, 양현종과 같은 팀에서 뛰는 것도 그를 설레게 한다.

구창모는 “김광현, 양현종 선배께 많은 조언을 구하겠다. 국제대회는 정규시즌과 분위기가 다르다.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싶다”며 “선배들이 어떤 루틴으로 정규시즌을 치르는지도 배우고 싶은 것 중 하나”라고 했다.

WBC로 2023시즌을 시작하는 구창모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구창모는 지난해 12월 NC와 6+1년, 총액 132억원에 다년 계약을 맺었다.

구창모는 “큰 돈을 받게 돼 책임감이 커졌다. 부담도 있지만, 하던대로 잘 관리하면 구단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 중심 선수로 후배들도 이끄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부상으로)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 여태까지 풀타임 선발 투수로 뛴 적이 없어 반쪽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내년에는 선발 투수로서 증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규정이닝을 채운다면 다른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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