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銀 간 이고은, 장점과 단점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1일 11시 38분


코멘트
페퍼저축은행에 합류한 이고은. 페퍼저축은행 제공
페퍼저축은행에 합류한 이고은. 페퍼저축은행 제공


세터 이고은(27)이 김천을 떠나 광주로 향한다.

프로배구 여자부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은 “자유계약선수(FA) 이고은과 계약기간 3년, 총 보수 9억90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31일 발표했다.

이로써 이고은은 페퍼저축은행 구단 역사상 첫 번째 FA 영입 선수가 됐다.

페퍼저축은행은 “이고은 영입을 시작으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선수평가), 신인 지명 등을 통해 팀 전력을 더욱 탄탄하게 갖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3~2014 신인 드래프트 당시 이고은(가운데).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2013~2014 신인 드래프트 당시 이고은(가운데).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2013~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이고은은 이후 IBK기업은행, GS칼텍스를 거친 뒤 2020~2021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한국도로공사로 돌아왔다.

이고은은 지난 시즌 초반에도 주전으로 나섰지만 부진했고 이후 ‘중고 신인’ 이윤정(25)이 치고 올라오면서 세트 점유율이 2020~2021시즌 74.2%에서 34.9%까지 내려왔다.

게다가 한국도로공사는 임명옥(36)과 역대 리베로 최고 금액인 총액 3억5000만 원에 재계약하면서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선)에도 여유가 없는 상태였다.

이 때문에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이번 오프시즌에도 팀을 옮길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왔다.

이고은은 “내 가치를 인정해 주고 관심을 보여준 페퍼저축은행에 감사하다”면서 “밝고 패기 넘치는 팀에서 솔선수범하겠다”고 밝혔다.

몸을 던져 실점을 막아 내고 있는 이고은(6번).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몸을 던져 실점을 막아 내고 있는 이고은(6번).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페퍼저축은행은 이현(21)과 구솔(21) 등에게 공격 조율을 맡겼지만 팀 공격 효율(0.215)와 득점(2100점)에서 여자부 7개 팀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장기적인 팀 전력 구축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이고은은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선수”라면서 평했다.

단, 이고은에게는 수비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코트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다 보니 체력이 빨리 떨어진다는 것.

게다가 세터 가운데서도 키(170㎝)가 크다고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점프 과정에서도 체력 소모가 적지 않다.

센터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 역시 단점으로 평가 받는다. 특정 공격수를 주로 활용하는 스타일도 경기 상황에 따라 발목을 잡을 때가 있다.

몸을 날려 공을 띄우고 있는 이고은.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몸을 날려 공을 띄우고 있는 이고은.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거꾸로 가장 큰 장점은 ‘빠른 발’이다. 특히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 빠른 발로 공을 쫓아가 올리는 언더 패스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이번 시즌 리시브가 흔들린 상황에서 이고은의 세트(토스)를 받아 때린 한국도로공사 공격수는 성공률 40.4%, 효율 0.312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상황에서 이은정의 세트를 받은 공격수 기록은 성공률 34.9%, 효율 0.241이었다.

팀 리시브 효율(25.3%)에서 7개 팀 중 6위에 그친 페퍼저축은행에는 긍정적인 결과다.

이고은은 기본 성격이 밝고 긍정적이라 신생팀 페퍼 저축은행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