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A 최다 우승팀의 믿을수 없는 갑질…응답하라 유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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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30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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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있다. © News1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있다. © News1
세계적인 클럽, 이탈리아 세리에A 최다 우승에 빛나는 유벤투스가 한국 프로축구계에 추악한 모습을 남기고 떠났다. 팬들은 기만당했고 이로 인해 행사를 주최한 한 에이전시와 프로축구연맹은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피해자 속출인데 정작 가해자인 유벤투스는 감감무소식이다.

프로축구연맹은 30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팀 K리그’와 유벤투스 간 친선전과 관련한 브리핑을 가졌다. 지금까지의 과정과 문제발생 후 대응에 대한 설명의 자리였다.

김진형 프로연맹 홍보팀장은 “어제(29일) 유벤투스 쪽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무례와 오만으로 6만여 우리 팬들이 받은 배신감과 상처를 생각하면 유벤투스 쪽에 입장을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팀장에 따르면 유벤투스의 오만방자한 태도는 호날두의 불참에 그치는 게 아니었다. 김 팀장은 “경기장에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도 킥오프 시간을 9시(애초 8시)로 미루자고 하더라. 9시에 하지 않으면 경기를 취소하겠다는 협박 아닌 협박도 있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참고로, 당시 경기는 유벤투스 선수단의 지각 때문에 실제로 9시 거의 다 이르러 시작됐다. 사실상 자신들의 요구대로 늦춰진 셈이다.

뿐이 아니었다. “경기 임박해서는 구단 고위급 관계자가 찾아와 경기 시간을 전후반 40분씩(기존 45분)으로 단축하고 하프타임도 10분(기존 15분)으로 줄이자고 하더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거액의 개런티를 받고 초청된 세계적인 클럽이 6만명이 넘는 팬들을 앞에 두고 제안한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신의를 저버린 사태다.

이번 대회는 ‘더페스타’라는 에이전시가 행사의 주최를 맡았다. 사실상 축구계에서는 낯선 업체였는데, 때문에 과연 큰 이벤트를 잘 치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대회 전부터 있었다.

관련해 프로연맹은 “우리도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유벤투스 관계자가 직접 프로연맹을 찾아왔고 준비하고 있는 일정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유벤투스가 계속 설명하고 자신하고 약속했다”면서 “내부적으로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유벤투스 관계자가 전세기 이야기를 하면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계속 이야기했다. 우리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더페스타 측도 사태가 벌어진 후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벤투스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 계속 항의하고 따졌으나 힘이 없었다”고 호소한 바 있다.

결국 프로연맹도, 더페스타도, 팬들도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 셈이다. 프로축구연맹 고위 관계자는 “정말 보고도 믿기 힘들더라. 유벤투스라는 세계적인 클럽이 이렇게까지 어처구니 없이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싶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유벤투스는 세리에A 최다 우승(35회)을 비롯해 코파 이탈리아 최다 우승(13회), 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기록하고 있는 이탈리아 최고의 명문 클럽이다. 그 빛나는 역사와 그 속에서 뿌리내린 구단의 위상을 생각할 때 최소한의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프로축구연맹 측은 “유벤투스 구단에만 항의서한을 보낸 게 아니라 (유벤투스가 속한 리그인)세리에A와 이번 대회 승인권자인 아시아축구연맹(AFC)에도 보냈다. 그만큼 유벤투스가 책임감을 가지라는 뜻”이라면서 “유벤투스의 성의 있는, 책임감 있는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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