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황금사자기 우승’에 불끈… 새 구종 투심-체인지업 더 팍팍”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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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상승세 이끄는 20세 김민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한 KT 투수 김민이 투구 도중 잠시 숨을 돌리며 미소 짓고 있다. 이날 김민은 6이닝을 3실점으로 막고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KT 제공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한 KT 투수 김민이 투구 도중 잠시 숨을 돌리며 미소 짓고 있다. 이날 김민은 6이닝을 3실점으로 막고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KT 제공
“제가 선발 등판하는 날 팬들이 ‘해볼 만하겠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KT 선발 투수 김민(20)의 목소리에서는 힘이 느껴졌다. 프로 2년 차 김민은 선발 투수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안정감’을 꼽았다. “선발 투수라면 ‘이길 수 있겠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정감 있게 던져야 한다.”

지난해까지 최하위를 맴돌던 KT는 이번 시즌 6위까지 도약했다. KT구단 관계자들은 “더워졌는데 (순위표) 중간에 있어본 건 처음이다”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3일에는 삼성을 꺾고 팀 창단 후 최다 연승을 ‘7’로 늘렸다.

이 같은 상승의 요인은 시즌 초 KT 이강철 감독이 내건 ‘선발진 안정화’가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토종 선발 김민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17경기 5승 7패 평균자책점 4.82로 뛰어나진 않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8회로 1선발 라울 알칸타라(12회), 2선발 윌리엄 쿠에바스(9회)에 이어 팀 내 3번째다.

2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김민은 6이닝 3실점 호투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5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그는 6회 상대 4번 타자 러프에게 내준 2타점 적시타를 포함해 4안타를 내주며 3실점으로 흔들렸다. 투수 교체 사인이 나올 법했지만 이강철 감독은 꿈쩍하지 않았다. 결국 김민은 2사 1, 3루서 8번 박해민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6회말 팀이 2점을 추가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도 기록했다. 이 감독은 “(김)민이에게 승리를 챙겨주고 싶었다. 4점까지는 내줘도 타선에서 만회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꾸준히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젊은 투수에 대한 믿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평균 구속 145km의 빠른 직구와 각이 큰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던 김민은 최근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연마하고 있다.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 타자와의 승부를 쉽게 가져가기 위해서다. 그는 “박승민 투수 코치님 조언으로 투심과 체인지업을 던지기 시작했다. 연습 때는 잘 안 됐는데 오히려 실전에서 써보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특히 체인지업은 내가 던지면서도 상대 타자가 못 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 두 구종 모두 70% 정도 만들어졌다고 보는데 후반기에는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은 2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모교인 유신고의 황금사자기 우승에 자극받아 더 열심히 던졌다”고 말했다. 유신고는 29일 마산용마고와의 황금사자기 결승에서 에이스 소형준(18)을 앞세워 10-4로 이겨 창단 3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소형준은 1일 KT 1차 지명을 받아 김민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김민은 “1차 지명이 확정된 날 축하하는 의미로 저녁을 같이 먹었다. 내가 3학년일 때 1학년이었던 형준이는 그때부터 기술적으로는 나보다 뛰어난 선수였다. 형준이가 얼른 프로에 올라와 선발 투수로 함께 뛰고 싶다”고 말했다.

● 김민은…


▼ 생년월일: 1999년 4월 14일
▼ 출신 학교: 숭의초-평촌중-유신고
▼ 신장·체중: 185cm·88kg
▼ 투구 유형: 우완 오버스로
▼ 프로 입단: 2018년 KT 1차 지명
▼ 올해 연봉: 4000만 원

수원=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임우철 인턴기자 서강대 프랑스문화학과 4학년
#황금사자기#유신고#김민#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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