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바다 건너 KLPGA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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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투어서 코리안드림” 몰려오는 이방인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 입회한 중국 출신 골퍼 쑤이샹(20)은 19일 시작되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2019에서 올 시즌 KLPGA투어 데뷔전을 치른다. 아직 우승 경쟁에 뛰어들 정도의 기량을 갖추진 못했지만 성장 잠재력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벤제프 제공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 입회한 중국 출신 골퍼 쑤이샹(20)은 19일 시작되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2019에서 올 시즌 KLPGA투어 데뷔전을 치른다. 아직 우승 경쟁에 뛰어들 정도의 기량을 갖추진 못했지만 성장 잠재력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벤제프 제공
“세계 넘버 원 KLPGA∼, 세계를 향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직원들은 이렇게 시작하는 로고송을 휴대전화 컬러링으로 사용한다. KLPGA는 창립 40주년인 지난해 ‘한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KLPGA’라는 슬로건도 발표했다.

19일부터 21일까지 경남 김해 가야CC에서 열리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는 세계화를 향해 전진하는 KLPGA의 현주소를 실감할 수 있는 무대다. 중국과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 온 이방인 골퍼들이 한국 선수들과 기량을 겨룬다.

화제의 중심에는 중국 출신의 쑤이샹(20)이 있다. 쑤이샹은 지난해 7월 KLPGA투어 진출을 희망하는 외국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열린 ‘KLPGA 2018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2위에 오르며 올 시즌 드림(2부)투어 시드권을 따냈다. 이어 열린 ‘KLPGA 2019 정규 투어 시드 순위전 본선’에서는 45위에 자리했다. 주로 2부 투어를 뛰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정규 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다카바야시 유미
다카바야시 유미
이번 대회에는 협회 및 대회 조직위원회의 추천 선수로 나선다. 쑤이샹이 KLPGA 회원 자격으로 정규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쑤이샹의 한국 무대 도전은 ‘중국의 박세리’로 유명한 펑산산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쑤이샹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박상현 IMG 팀장은 “전 세계 랭킹 1위 펑산산은 중국 선수들의 멘토다. 펑산산이 ‘실력을 키우고, 이름을 알리는 데는 좋은 선수들이 많은 한국 무대가 적합하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쑤이샹은 한국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아직 한국어를 잘하진 못하지만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는 곧잘 따라 부른다. 가장 좋아하는 그룹은 블랙핑크다. 불고기와 갈비 등 한국 음식도 좋아한다. 경기 용인 88CC에서 주로 연습을 하는 그는 “함께 연습하는 한국 선수들로부터 큰 자극을 받았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정말 열심히 하더라. 실력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아 부담스럽지만 최선을 다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차이페이잉
차이페이잉
쑤이샹은 16일 끝난 드림투어 2차전에서 공동 30위를 차지했다. 아직 유망주이지만 스타성을 알아본 업체들의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벤제프로부터 의류를, 노블클라쎄에서 차량을 후원받는다. 메인 스폰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일본 선수 다카바야시 유미(33)도 올해 KLPGA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앞서 출전한 KLPGA투어 2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하며 높은 벽도 실감했다.

올해 1월 열린 대만여자오픈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며 국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차이페이잉(대만)과 파타라폰 무안추(태국)도 추천 선수로 출전한다.

이번 시즌 KLPGA투어는 29개 대회에 총상금은 역대 최대인 226억 원에 이른다. 대회당 평균 상금은 약 7억8000만 원이다. 한국 투어가 미국, 일본과 함께 세계 3대 투어라는 인식 속에 외국 선수들의 노크도 잦아지고 있다. KLPGA투어 관계자는 “세계 최강이라는 한국 여자 골프를 직접 접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늘고 있다.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klpga#다카바야시 유미#차이페이잉#쑤이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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