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평균자책점 0점’ 조상우-정우람 “우린 왜 이리 다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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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한화 철벽마무리 ‘성적 희비’

올 시즌 KBO리그 뒷문 경쟁은 키움 마무리 투수 조상우(25)가 이끌고 있다.

조상우는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방문경기에서 3-0으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9회초 장영석의 홈런까지 더해 키움이 4-0으로 승리하면서 조상우는 시즌 9세이브(1승)째를 따냈다. 전날까지 공동 선두였던 NC 원종현(32·8세이브)에 한발 앞서며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도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조상우는 5월에 불거진 성폭행 의혹으로 나머지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KBO로부터 활동 정지 처분을 받기 전까지 기록한 1승 2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3.79가 전부였다. 조상우는 올 초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고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연일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조상우는 올해 KBO리그 투수를 통틀어 가장 빠른 공을 던졌다. 13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정은원을 상대로 던진 3구째는 시속 156.9km가 찍혔다. 16일 삼성전에서도 150km를 넘는 빠른 공과 140km 안팎의 슬라이더를 앞세워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전날까지 조상우의 속구 평균 구속은 153km였다.

현재까지 조상우의 투구는 완벽에 가깝다. 지난해에는 18경기에서 무려 5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모든 세이브 기회를 완벽하게 지켰다. 10경기에서 11과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아 평균자책점은 ‘0’이다. 14개의 삼진을 잡았고, 안타와 볼넷은 각각 10개와 3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지난해 35세이브로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던 한화 왼손 마무리 정우람(34)은 아직까지 마수걸이 세이브도 거두지 못해 대조를 이룬다.

이날까지 KBO리그에서 1세이브 이상을 거둔 선수는 모두 15명이나 되지만 정우람의 이름은 여기에 없다. 정우람 역시 올해 6경기에 등판해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조상우처럼 평균자책점이 ‘0’이다. 하지만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게 문제다. 팀이 이길 때 크게 이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16일 KT전에서도 팀이 2-4로 패하면서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세이브는 3점 이하 리드에서 등판해 최소 1이닝을 던져 승리를 지켰을 때, 누상의 주자나 상대하는 타자 또는 그 다음 타자가 득점하면 동점이 되는 상황에 등판해 승리를 지켰을 때, 최소 3이닝을 던져 승리를 지켰을 때 주어진다. 정우람은 올해도 절묘한 제구와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다. 그로서는 동점 상황에서 등판해 2차례 구원승을 거둔 게 그나마 위안이다.

조상우는 이에 비해 팀이 근소한 리드를 지키는 경우가 많아 세이브를 올릴 기회가 많았다. 조상우와 정우람의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를 비교하면 정우람이 약간 앞선다. 정우람과 조상우의 WHIP는 각각 1.00과 1.15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kbo리그#키움#조상우#한화#정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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