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다 매워, 한국전력 ‘고춧가루 쌍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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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덕-최홍석 갈수록 자신감… 16일 강호 우리카드전 47점 합작
시즌 4승 올리고 역대 최다패 모면

서재덕
‘새 단짝’이 힘을 합친 한국전력이 시즌 막판 ‘고춧가루 부대’의 매운맛을 떨치고 있다.

한국전력은 16일 강호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3-2(25-21, 20-25, 17-25, 25-21, 15-13)로 이겨 시즌 4승(27패)째를 챙겼다. 5경기가 남은 가운데 외국인 선수가 팀 전력에서 빠지며 힘겨운 시즌을 보낸 한국전력은 시즌 최다패(33패)의 불명예는 면했다.

2011년 드래프트 동기인 서재덕(30)-최홍석(31) 쌍포가 위력을 발하며 한국전력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당시 1, 2순위로 프로에 데뷔한 둘은 올 시즌 초 최홍석이 한국전력으로 트레이드되며 처음 호흡을 맞췄다. 서재덕을 제치고 신인왕에 올랐지만 수년간 부진했던 최홍석은 동기의 든든한 지원 사격 속에 자신감을 회복했다. 우리카드전에서 최홍석은 21점으로 서재덕(26점)의 뒤를 받쳤는데, 앞선 7일에도 둘은 선두 현대캐피탈을 셧아웃시키는 이변을 함께 연출했다.

최홍석

‘고독한 에이스’이던 서재덕에게 최홍석의 반등은 반갑다. 시즌 전 ‘영혼의 단짝’이라 불린 전광인(28)이 자유계약선수(FA)로 현대캐피탈로 옮긴 뒤 적적했던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까지 이탈하자 서재덕은 “광인이가 꿈에 나타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입단 동기의 가세가 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서재덕은 “홍석이 형에게 내가 많이 의존한다. 광인이도 꿈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즌 후 서재덕이 군 입대를 앞둬 둘의 조합도 5경기밖에 안 남았다. 최홍석은 “재덕이 덕에 국내 선수끼리 해도 이렇게 재밌다는 걸 느끼는데 아쉽다. 남은 경기를 후회 없이 즐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둘의 마지막 여정에 현대캐피탈(23일), 대한항공(3월 3일)과의 경기도 포함돼 있다. 늦게 만난 단짝의 ‘애절함’이 상위권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서재덕#최홍석#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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