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대표팀 김선형-김종규, ‘그 여름’의 아쉬움 부산에서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9일 2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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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SK·30)과 김종규(27·LG)는 태극마크로 이어진 각별한 인연이다. 4년 전 2014 인천아시아경기 국가대표로 선발돼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 이후 12년 만에 나온 한국농구 금메달의 감격을 함께했다. 당시 각각 프로 3년차, 루키로 대표팀 막내급이었던 둘은 각각 양동근, 김주성 등 베테랑을 뒤이을 한국농구의 ‘새 피’로 활약했다. 당시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아 논산훈련소 입소도 함께했다. 12명 대표팀 가운데 혜택을 본 선수는 김선형, 김종규 외에 이종현 3명 뿐이다. 당시 훈련소를 퇴소하며 둘은 ‘금메달을 땄다고 안주하지 말자. (군면제로 생긴) 2년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다짐했다. 이후 소속팀과 리그에서 ‘대체불가’의 입지를 다진 선수가 됐다.

그랬기에 둘 모두에게 8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는 아쉬움으로 남있다. 태극마크를 반납한 양동근(현대모비스)의 계보를 이어 꾸준히 국가대표 대표가드로 활약해온 김선형은 4강에서 만난 이란의 높이에 막혀 동메달에 만족해야했다. 더욱이 골밑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는 자원인 김종규는 발목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둘은 ‘그 여름’의 아쉬움을 ‘이 겨울’ 부산에서 풀려한다. 29일과 다음달 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연달아 치르는 2019 세계 남자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 2라운드 레바논전, 요르단전 출전 대표팀 최종 명단에 김종규가 9개월 만에 합류하게 됐기 때문이다.

둘 다 지난 시즌 프로 데뷔 후 가장 큰 시련을 겪으면서 한 단계 성장한 것도 공통점이다.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져 지난 시즌 데뷔 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김종규는 올 시즌 곧바로 커리어 ‘최고의 해’를 만드는 반전에 성공했다. 김선형 역시 지난시즌 개막 초반부터 데뷔 후 가장 심한 부상(발목)을 입어 40경기 넘게 결장한 뒤 2월에야 복귀했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대표팀에서도 둘은 현재진행형인 세대교체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핵심자원으로 성장했다. 4년전 인천 때 양동근, 박찬희, 양희종, 오세근 등이 간판이 됐듯 대한민국 대표 가드와 대표 센터인 김선형 김종규의 국제무대 활약이 신예 안영준(SK), 양홍석(KT) 이대성(현대모비스) 등을 차세대 국가대표 스타로 변모시킬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기술이사로 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 경기를 모두 경기장에서 직접 보고 있는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라건아가 들어왔기 때문에 대표팀에는 두 선수가 만들어내는 빠른 공격이 필요하다. 한국의 장점인 스피드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두 선수가 수비 위주의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이대성이나 박찬희가 앞선에서 강하게 압박하면서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감독은 “리그에서 우승을 해보고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보면 선수들이 농구를 보는 눈이 높아진다. 자신감도 생기면서 농구가 는다. 이번에 중동 상대로 결과를 내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서 우리보다 센 팀들과 맞부딪혀보면 얻는 소득이 분명 있을 것이다. 지금 중간다리를 놔줄 선수들과 새로 대표팀에 올라올 선수들이 조화가 잘 맞으면 다음 아시아경기, 아시아선수권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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