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쏘고 잘 잡고… 라틀리프를 누가 말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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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농구 챔피언결정 2차전 삼성 설욕
1차전 43점 이어 28점 14R 맹활약… 임동섭도 3점포 포함 18점 힘 보태
KGC, 사익스 발부상 공백이 치명타
양팀 선수들 육탄전 방불 수비 전쟁… 삼성 이관희 고의 가격으로 퇴장

2016∼2017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은 ‘R&B 매치’다. ‘리듬 앤드 블루스’가 아니라 ‘레드(Red) 앤드 블루(Blue)’다. KGC의 안방 유니폼 색 레드와 삼성의 컬러 블루의 대결이라는 뜻이다. 평소에는 특정 팀의 안방-방문경기 유니폼 색이 다르지만 이번에는 두 팀 합의로 모든 경기에서 동일한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23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두 번째 R&B 매치에서 웃은 쪽은 ‘푸른 삼성’이었다. 삼성은 패했던 1차전에서도 43점을 몰아 넣은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이날도 양 팀 최다인 28득점에 14리바운드로 맹활약하고, 임동섭이 3점슛 4개를 포함해 18점을 넣은 데 힘입어 75-61로 이겼다.

몸을 날리는 뜨거운 수비 전쟁. 점수가 덜 난 대신 파울이 속출했다. 경기 시작 4분 48초 만에 KGC 이정현과 삼성 이관희가 몸싸움을 벌였고 이정현을 팔꿈치로 가격한 이관희가 퇴장당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붉은색과 푸른색 상의를 나눠 입은 채 경기장을 가득 메운 5579명(정원 5000명) 팬들의 열기로 ‘봄 코트’는 한여름을 방불케 했다.

KGC는 1차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친 키퍼 사익스를 출전 명단에서 뺐다. 스피드와 득점력을 두루 갖춘 사익스가 빠진 것은 KGC에 치명적이었고 삼성에는 행운이었다. 전반을 30-36으로 뒤진 삼성은 3쿼터부터 거센 반격에 나섰다. 연속 6점을 넣어 동점을 만든 뒤 라틀리프의 속공으로 38-36,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이 3쿼터 중반까지 17점을 넣는 동안 KGC는 2득점에 그쳤다. KGC도 이정현(19득점)을 앞세워 반격을 시도했지만 50-56이던 4쿼터 8분 6초를 남기고 주득점원 데이비드 사이먼(13득점, 9리바운드)이 5반칙 퇴장을 당하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김승기 KGC 감독은 “사익스의 공백이 컸다. 3차전 출전 여부는 상태를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 경기가 멈춘 상황에서 이정현을 고의로 가격한 이관희는 정말 잘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상민 삼성 감독은 “평소 이정현의 플레이에 당했던 이관희의 감정이 순간적으로 폭발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이)관희의 퇴장이 선수들의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틀 연속 혈투를 벌인 두 팀은 이틀을 쉰 뒤 26일 삼성의 안방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3차전을 치른다.
 
안양=이승건 기자 why@donga.com
#2016∼2017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라틀리프#임동섭#삼성 이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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