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시영 ‘무조건 휴식’의 속뜻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4일 05시 30분


롯데 박시영.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박시영.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조원우 감독은 13일 SK전에 앞서 투수 박시영(28)에게 ‘무조건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 불펜투수가 연투를 거듭하면 휴식을 보장해주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다. 그러나 롯데에서 박시영의 위상은 독특하다. 불펜진의 동반불안 속에서 거의 유일하게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는 투수다.

대안부재론 속에서 박시영을 향한 벤치의 신임이 쌓일수록 호출 템포는 늘어나고, 타이밍은 결정적일 때가 되어가고 있다. 13일 휴식을 줬음에도 12일까지 롯데가 치른 10경기(7승3패) 중 7경기에서 박시영은 던졌다. 9.1이닝을 벌써 투구했다. 같은 기간에 마무리 손승락이 4.2이닝, 박시영과 역할을 양분해줬어야 할 셋업맨 윤길현이 3.2이닝을 투구한 것에 비춰 봐도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롯데가 시즌 초반부터 분위기를 타기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수록 ‘박시영 쏠림현상’이 심화됐다. 덕분에 롯데가 공동 1위까지 해봤지만 장기 레이스를 고려할 때, 불안요소가 아닐 수 없다.

선발의 박세웅, 박진형과 더불어 롯데의 ‘영건 스리박’으로 불리는 박시영은 선발투입이 가능한 자원이다. 그러나 롯데 불펜진의 두께를 고려해 보직을 이동했는데 기대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롯데 조 감독은 “현재 가장 믿을만한 불펜투수다. 김원형 투수코치와 상의해 최대한 박시영을 관리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롯데의 패배는 ‘그냥 지는 경기’와 ‘박시영을 내고 지는 경기’로 분류할 수 있다. 후자의 사태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롯데 돌풍의 지속 강도를 가릴 것이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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