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제국의 몰락, 개막 10경기 충격의 1승9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2일 2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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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2017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경기가 열려 한화가 삼성에 5대 3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종료 후 7연패를 당한 삼성 선수들의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2일 오후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2017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경기가 열려 한화가 삼성에 5대 3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종료 후 7연패를 당한 삼성 선수들의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김한수 감독은 1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전에 앞서 타순을 대폭 조정했다. 개막 후 줄곧 믿음을 갖고 4번타자로 기용한 외국인타자 다린 러프를 처음으로 7번타순으로 내리고, ‘사자군단의 심장’ 이승엽을 4번 카드로 발탁하며 분위기 전환을 도모했다.

러프는 전날까지 33타수 3안타로 타율이 1할에도 못 미치는 0.091에 머물렀다. 3안타 중 홈런 2방이 있지만, 거꾸로 말하면 ‘모 아니면 도’ 식의 타격이 이뤄졌다. ‘걸리면’ 넘어가지만, 걸리지 않는 게 문제였다. 그러다보니 자신감까지 떨어져 위축된 스윙을 했다. 김 감독은 “러프는 경기 전 훈련할 때 보면 기술적으로는 괜찮다.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다. 좀 더 편한 타순에서 치면 좀 더 낫지 않을까 해서 7번으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승엽도 컨디션이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전날 2루타 1개와 3루타 1개를 때리며 타격감이 살아나는 듯하자 타순 수술에 들어간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승엽이 맡아왔던 5번타자로는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은 포수 이지영을 끌어올렸고, 타격감이 저조한 이원석은 벤치에 앉혔다.

삼성은 개막 후 투수가 잘 던지면 타선이 안 터지고, 타자들이 치면 투수들이 점수를 내주는 엇박자 속에 패수를 쌓아왔다. 취재진의 이런 얘기에 김 감독은 “오늘은 엇박자가 나지 않고 연패를 끊어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마음과 달랐다. 그동안 비교적 호투하고도 2패만 안았던 선발투수 재크 페트릭은 7.2이닝을 버텼지만 5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3패째를 당했다. 전날 8점을 뽑았던 타선은 3득점으로 막히면서 3-5 패배를 당했다. 이승엽은 0-5로 끌려가던 8회말 2루수 앞 땅볼을 치며 1타점을 기록했지만 4번타자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러프는 7회 2사 후 안타를 뽑아 최근 18타석(15타수) 무안타의 침묵을 깼지만 그것이 다였다.

삼성 러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러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은 21세기 들어 최강팀의 위용을 자랑했다. 2011~2014년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달성했고, 2015년에도 페넌트레이스에서는 1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에서 패해 준우승했다.

그러나 모그룹의 지원 속에 일등주의를 지향하던 삼성은 구단 운영 주체가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뒤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구단은 자생하기 위해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밀리며 전력의 핵심들을 줄줄이 내줬다. 전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지난해 9위로 추락하면서 류중일 감독이 물러나고, 김한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2017년 초반부터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개막 2연패 후 1승, 그리고 다시 7연패. 초반 10경기에서 1승9패의 참담한 성적표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제국의 몰락을 바라보는 삼성팬들의 심기는 점점 불편해지고 있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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