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김동현-전정린 조도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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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월드컵 1차 6위, 2차 7위 올라… 소치대회선 연습 제대로 못해 25위
경기력 안정되며 평창 기대감 높여

봅슬레이 2인승 국가대표 김동현(오른쪽)과 전정린. 평창=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봅슬레이 2인승 국가대표 김동현(오른쪽)과 전정린. 평창=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 한국 봅슬레이 4인승 팀은 데뷔 무대에서 곧바로 결선 진출(19위)을 이뤄 냈다. 봅슬레이 조종을 할 수 있는 선수가 한 명(강광배 현 한국체대 교수)뿐이었지만 한국은 60년 이상 역사가 앞선 일본(21위)을 넘어 ‘아시아 최강’ 타이틀까지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그때 봅슬레이 맨 뒤에 앉았던 브레이크맨이 바로 현재 봅슬레이 대표팀에서 2인승 드라이버로 나서고 있는 김동현(30·강원도청)이다.

 김동현은 이번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1, 2차 대회에서 브레이크맨 전정린(28·강원도청)과 짝을 이뤄 각각 6, 7위에 오르며 이 종목 간판인 원윤종(32·강원도청)-서영우(26·경기BS연맹) 말고도 한국에 세계적 수준의 2인승 팀이 있음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있다.

 빛은 늦게 봤지만 사실 김동현은 현재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 중 최고 경력을 지닌 최고참이다. 밴쿠버 올림픽 당시 막내였던 김동현은 선배들이 차례로 은퇴하면서 팀이 해체되자 직접 팀원들을 구하러 나섰다.

 “전 봅슬레이가 정말 재밌고 계속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주변에 잘할 만한 친구가 누가 있는지 찾아다녔죠. 연세대 축구동아리 후배로 센터백으로 뛰던 (전)정린이가 잘할 것 같았어요. 빠르고 힘이 셌거든요. 근데 군 입대와 축구동아리 주장 등 이런저런 핑계로 거절하더군요. 그 사이 저는 잘 맞는 파트너를 구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선배의 적극적인 구애에도 전정린은 꿈쩍하지 않았다. “동현이 형의 올림픽 출전 모습도 못 봤어요. 새벽 시간이었잖아요(웃음). 그때까진 정말 생각도 없었죠.” 제대 후에도 한동안 임용고사를 준비하려던 전정린은 결국 마음을 돌려 2012년 5월 대표 선발전에 합격했다.

 잔디밭에서 축구공을 차던 선후배는 이제 얼음 트랙 위에서 함께 썰매를 밀고 있다. 단 한 시즌 함께 손발을 맞춰 보고 나섰던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25위에 올랐던 둘은 점차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이며 평창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히고 있다.

 이번이 세 번째이자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김동현은 ‘죽기 살기로’ 하겠다는 일념뿐이다. 전정린 역시 “아직 시즌 전반기가 끝났을 뿐이다. 시즌 다 마치고 나서 ‘우리 성적이 이랬습니다’ 하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금 한국 봅슬레이를 보며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썰매 하나만을 바라보며 땀을 쏟은 두 젊은이에게 ‘기적’이라는 수식어는 예의가 아닐지 모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봅슬레이#김동현#전정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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