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테니스 전설’ 매킨로-사핀-샘프러스-캐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1일 1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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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의 전설 존 매킨로(57·미국)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백발이 성성했어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펼쳤다. 상대 몸쪽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서브에 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였던 이형택(40)은 리턴을 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매킨로는 12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챔피언스 투어 기아 챔피언스컵에 앞서 11일 시범경기에 서 마라 사핀(36·러시아)과 같은 조로 이형택-유진선 조와 맞붙었다. 1992년 앤드리 애거시(미국)와 시범 경기 이후 24년 만에 다시 방한한 매킨로는 8-3의 승리를 합작한 뒤 입고 있던 티셔츠를 벗어 관중석을 향해 던지는 화끈한 쇼맨십도 펼쳤다.

이번 대회에는 매킨로, 캐시와 함께 메이저 제왕으로 이름을 날린 피트 샘프러스(45·미국), 패트 캐시(51·호주) 등 왕년의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매킨로는 12일 캐시와 4강전을 치르고, 샘프러스는 사핀과 맞붙는다. 13일에는 결승, 3-4위전이 열린다.

샘프러스와 매킨로는 초청료와 체재비 등을 합해 2억 원이 넘는 몸값으로 여전히 거물 대접을 받았다.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7번 우승한 매킨로는 "다시 한국에 오게 될 줄 몰랐다. 내일 경기가 힘들 것 같아 다음 날도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매킨로는 한국 테니스의 기대주 정현에 대해 "부상 때문에 한동안 못 나오다가 최근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장래가 밝으며 아시아권 선수 가운데 기량이 단연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그는 또 "만약 정현을 가르친다면 파트타임 정도는 가능하다. 서브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메이저 대회 단식 14회 우승에 빛나는 샘프러스는 2007년 로저 페데러(스위스)와의 시범경기 이후 9년 만에 방한했다. 이형택과 현역 시절 두 차례 대결했던 샘프러스는 "2000년 US오픈 16강이 기억난다. 당시 이형택은 매우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였다. 그와 맞대결에서 타이브레이크도 두 세 차례 갔었다"고 회상했다.

샘프러스는 이날 50여명의 한국 주니어 선수들에게 서브 원포인트 레슨도 했다. 현역 시절 서브 앤 발리가 주특기였던 샘프러스는 "서브는 처음에 공을 띄우는 토스가 중요하다. 일관된 토스는 좋은 서브의 출발점이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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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 사핀, 피트 샘프러스, 팻 캐시, 존 매킨로(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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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챔피언스컵 테니스 출전한 존 매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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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피트 샘프러스(오른쪽)와 마라 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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