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좁아진 쌍용, 새 팀 찾아 나서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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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새 감독 부임후 출전 기회 뚝… 공격력 갖춘 기성용 원하는 구단 많아
이청용, 감독 공개비난으로 눈밖에 나… 최근 활약 없어 EPL서 이적 쉽지않아
분데스리가 김진수-박주호도 ‘발등의 불’

기성용(27·스완지시티)과 이청용(28·크리스털팰리스). 한국 축구의 ‘쌍용’으로 불리는 둘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국가대표팀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있는 둘의 이번 시즌 출전 시간은 기대에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이번 시즌 종료를 10여 일 앞두고 벌써부터 ‘쌍용’의 이적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성용과 이청용뿐만 아니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못 얻고 있는 김진수(24·호펜하임)와 박주호(29·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속 팀에서의 입지만 놓고 보면 기성용이 이청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하지만 EPL 내에서의 이적 가능성은 기성용이 더 높다. 기성용은 1월 프란체스코 구이돌린 감독(61)이 스완지시티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부터 출전 기회가 크게 줄었다. 수비에 무게를 둔 구이돌린 감독이 공격 성향이 강한 기성용보다는 수비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이번 시즌 팀의 36경기(2일 현재) 중 27경기에 출전해 1761분을 뛰었다. 남은 두 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어도 2000분을 채우지 못한다.

기성용은 EPL에 데뷔한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모두 출전 시간 2000분을 넘겼다.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가능한 기록이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EPL 데뷔 후 최장인 2690분(33경기)을 뛰면서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인 8골을 넣었다. 기성용처럼 공격력을 갖춘 미드필더를 원하는 EPL 구단은 많다. 이적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기성용은 2013년 8월 여름 이적시장 때도 스완지시티에서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한 적이 있다. 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스완지시티에서 출전 기회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자 스스로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은 팀을 원했기 때문이다.

이청용은 사정이 좀 다르다. 이청용은 출전 기회를 좀처럼 주지 않는 앨런 파듀 감독(55)을 최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후 파듀 감독은 이청용을 교체 선수 명단에도 올리지 않았다. 틀어진 관계를 볼 때 파듀 감독이 크리스털팰리스의 지휘봉을 계속 잡고 있는 한 이청용이 팀에 남을 가능성은 낮다. 문제는 이청용이 최근 두 시즌 동안 EPL에서 다른 팀 감독들의 눈길을 끌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적을 희망해도 EPL에서는 새로운 팀을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EPL 아스널에서 벤치를 지켰던 박주영(31·서울)도 2013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셀타비고로 임대됐다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의 왓퍼드,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등을 거쳤다.

석 달 이상 소속 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김진수와 박주호도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팀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할 처지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62)은 3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레바논전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소속 팀에서 장기간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를 앞으로도 계속 대표팀에 뽑아주기는 어렵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해 많이 뛸 수 있는 팀으로 옮길 것을 에둘러 주문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스완지시티#기성용#크리스털팰리스#이청용#쌍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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