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사라진 메리트…신고포상금 10억원의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27일 05시 45분


■ ‘메리트 금지’ 잘 지켜지고 있나?

거액 포상금 일단 강력한 억제 효과
“시즌 막판 편법 나올것”경계 시선도


KBO가 올 시즌 ‘클린 베이스볼’을 선포하고 강력하게 추진 중인 메리트(승리수당) 지급 금지는 현장에서 잘 지켜지고 있을까.

스포츠동아는 10개 구단 선수 및 실무 담당자, 책임자 등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결론은 공식, 비공식적으로 선수들에게 당일 경기 수훈선수 상금을 제외하고는 메리트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삼성은 메리트와 관련해 타 구단 선수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반대로 타 구단 재무 책임자들에게 삼성은 원망스러운 팀이었다. 리그에서 가장 파격적인 메리트를 지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에서도 이제 메리트는 완전히 근절됐다.

최근 몇 시즌 삼성이 가장 많은 메리트를 지급한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팀 성적이 좋았고, 연승도 많았다. A구단 실무자는 “대부분 팀은 메리트를 계산할 때 5할 이상 승률에서 월간 승률, 특정 팀에 대한 승리, 연승 등으로 책정하는데 삼성은 최근 5시즌 연패도 없었고 5할 이하로 승률로 떨어진 경우도 거의 없었다. 그만큼 액수가 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1년 동안 삼성에서 주전으로 뛰면 메리트만 1억원 가까이, 한국시리즈 우승 상금을 더하면 2억원까지 연봉 외로 벌 수 있다’는 말이 현장에 돌았지만 모든 선수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다. 우승상금을 1군 선수단이 공평하게 나눠 갖고 한국시리즈 우승상금은 공헌도에 따라 차등 지급됐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제 완전히 메리트는 없어졌다. 예전에는 승리하고 메리트 받는 낙도 있었지만 리그 전체가 합의한 사안이다. 사실 부풀려진 것도 많다.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 만큼 그렇게 파격적인 액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는 일부 선수들이 메리트 인상을 요구하는 등 크고 작은 균열이 있었지만 역시 메리트 금지는 지켜지고 있다. 다른 구단 역시 스프링캠프에서 격려비 지급은 있었지만 개막 이후 보너스는 없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에게 외화로 지급되는 소액의 격려비 역시 일부 구단들은 액수를 동일하게 정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메리트 금지를 바라보는 현장의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과거에도 수 차례 메리트 금지에 합의했지만 막상 순위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즌 막바지 어떻게든 새로운 편법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처음 메리트 금지가 발표됐을 때 특정 팀에서는 ‘모아놨다가 연봉에 합산해 주면 어떻게 해석되나?’라는 내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반대로 KBO가 내건 최대 10억원의 포상금이 강력한 메리트 억제 수단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KBO가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룹 오너의 금일봉까지 선수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없다는 엄격한 규정을 만들었지만 그보다 신고자 포상금 10억원이 더 효과적인 상황이다. 시즌 내내 1·2군 선수 교류가 활발하기 때문에 보안 유지가 어려워 성적 상승을 위해 섣불리 메리트를 주는 팀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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