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고척돔…뜬공 처리 딜레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6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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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SK-넥센의 시범경기로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의 역사적인 첫 번째 돔구장 경기가 열렸다. 오후 1시에 시작된 낮경기지만 환하게 켜진 조명이 이채롭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5일 SK-넥센의 시범경기로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의 역사적인 첫 번째 돔구장 경기가 열렸다. 오후 1시에 시작된 낮경기지만 환하게 켜진 조명이 이채롭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SK-넥센 고척스카이돔 첫 프로야구 시범경기 현장의 반응

팬들 “제대로 야구 보는 느낌” 만족
ML출신 SK 고메즈 “아름다운 구장”
야수들 뜬공 처리 아찔한 장면 연발


서울시가 총 사업비 1948억원을 들여 완공한 고척스카이돔의 첫 프로 경기는 15일 SK-넥센의 시범경기였다. 돔구장에서 벌어진 첫 KBO리그 공식경기를 관전하려는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평일 낮경기임에도 올 시즌 시범경기 주중 최다인 3541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고척돔은 2009년 2월 첫 삽을 뜬지 무려 6년 7개월 만인 지난해 9월 15일 완공됐다. 이어 10월 5일 넥센과 서울시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11월 4일 공식 개장식과 더불어 한국-쿠바의 ‘2015 서울 슈퍼시리즈’가 열렸다. 당시만 해도 관중석 사이가 좁았다. 답답했다. 덕아웃 위 천장조차 없었다. 오물투척이 우려됐다.

시범경기 개막 이전까지 추가 공사를 진행했다. 관중석을 1만8000여석에서 1만6944석으로 줄이는 대신 통로를 넓혔고, 덕아웃 위 천장도 설치했다. 야구장으로서 구색을 갖췄다. 다만 크기가 작은 전광판(가로 22.40m·세로 7.68m)은 여전히 아쉬웠다. 가독성이 떨어졌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넥센 팬 장세은(40·서울시 양천구) 씨는 “제대로 야구를 보는 느낌이다. 관중석 통로를 넓혀 답답함이 조금은 사라졌다”면서도 “전광판 크기는 여전히 아쉽다”고 말했다.

시설도 시설이지만, 선수들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뜬공 처리가 어렵다”는 평가가 워낙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좋게 생각했던 것들은 대부분 그대로다. 좌·우중간이 깊고, 그라운드는 내가 다녀본 구장 중 가장 좋다”면서도 “역시 뜬공 처리가 중요하다. 외야는 큰 문제가 없지만, 내야는 천장의 철골 구조물과 공의 색이 겹쳐 보인다. 적응하기에 달렸다”고 밝혔다. 넥센과 SK 선수들은 “목동구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며 “특히 편의시설이 정말 잘 갖춰져 있다”고 입을 모았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SK 헥터 고메즈는 “아름다운 구장”이라며 감탄했다.

이날 경기에선 SK가 넥센을 6-4로 꺾고 고척돔 개장 첫 승을 기록했다. 야수들은 경기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아찔한 장면은 몇 차례 나왔다. SK 좌익수 이명기는 2회말 김하성의 평범한 뜬공의 위치를 놓쳐 3루타를 만들어줬다. 이는 곧바로 실점과 이어졌다. 넥센 좌익수 고종욱도 5회초 최정의 뜬공에 주춤거리다 간신히 공을 글러브에 넣었다. 고종욱은 천장을 쳐다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연습 때는 괜찮았는데, 직접 뛰어보니 어렵다. 뜬공이 떨어질 때 흰 천막과 겹쳐 보인다”고 밝혔다. 이명기는 “공이 배트에 맞자마자 달려갔는데 놓쳤다”고, SK 중견수 김강민은 “희끗하게 착시현상이 있어 뜬공 수비가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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