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vs 세이브왕’ 박병호-오승환, ML시범경기서 투타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5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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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홈런왕과 끝판왕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투타대결을 펼쳤다.

15 일(한국시간) 플로리다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네소타-세인트루이스전. 이를 중계한 폭스 TV 캐스터는 6회 미네소타 5번타자 1루수 박병호와 세인트루이스 구원투수 오승환의 맞대결을 ‘재밌는 대결(Funny Match up)’이라고 이름 붙였다. 메이저리그 캐스터의 눈에도 먼 이국 땅에서 리그를 대표했던 홈런왕과 세이브왕의 대결은 흥미롭게 비쳐질 수밖에 없었다.

오승환은 선발 마이크 리크, 지난해 7회 또는 8회 셋업맨으로 등판했던 세스 매네스에 이어 6회 구원 등판했다. 미네소타의 3~5번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과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오승환은 3번 타자 트레버 플루프에게 바깥쪽 낮은 볼을 던져 2루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이어 클린업히터인 스위치 지명타자 케니스 바르가스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관심이 모아진 박병호와의 대결. 마운드에서 좀처럼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돌부처’ 오승환은 로진을 만지면서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살짝 웃음을 지었다. 오승환은 초구 바깥쪽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2구 변화구는 원바운드 볼, 3구도 몸쪽 직구가 높아 볼이 됐다. 볼카운트 2-1에서 4구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한 오승환은 5구 낮게 제구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 냈다. 운명의 장난처럼 4.1이닝에 14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단 1개의 삼진도 없었던 오승환은 그레이프 프루트리그 첫 삼진을 박병호를 상대로 뽑아냈다.

경기를 지켜본 김용달 전 LG 타격코치는 “3,4번의 내야 플라이 유도는 타자들이 바깥쪽 볼을 노렸으나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것이다. 볼 끝이 매우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그랬지만 변화구 제구는 확실히 보완해야할 숙제다. 직구 컨트롤은 완벽했다. 변화구는 의도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오승환의 투구를 평가했다.

3시간 버스를 타고 주피터로 이동한 박병호가 이날 만난 3명의 투수는 모두 메이저리거들이었다. 선발 리크는 지난 오프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프리에이전트로 풀려 5년 8천만 달러 대박을 터뜨리고 세인트루이스에 합류한 제2선발. 박병호는 첫 타석 풀카운트에서 몸쪽 직구에 방망이가 나가다 멈춰 루킹 삼진을 당했다. 5회 두 번째 등판한 매네스에게는 4구째를 통타해 중전안타로 6경기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박병호는 타율 0.360을 유지했다. 경기는 5-3으로 미네소타의 승리.

김 전 코치는 “경기 전 프리배팅도 봤다. 처음 배팅 때 타구를 모두 오른쪽으로 날렸는데 타구 질이 달랐다. 우타자에게 오른쪽 타구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는 박병호의 파워를 예상하고 모두 몸쪽 볼로 테스트를 했다. 현재 타격 페이스를 정규시즌에서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열쇠”라고 말했다.

한편 16일 미네소타와 세인트루이스는 휴식일이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첫 번째 맞는 휴일이다. 낚시를 즐기는 오승환은 배를 타고 플로리다 동부해안에서 바다낚시를 즐길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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